지난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중장비들이 세워진 모습. 연합뉴스전국적인 요소수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요소수 없이 작동이 불가능한 건설기계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굴착기, 휠로더 등 건설장비 대부분은 디젤엔진이 장착돼 있어서 환경규제에 맞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가 탑재돼 있다.
따라서 이들 기계의 작동을 위해선 요소수 투입이 필수적이만 비싼 값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상황이이서 건설업계는 조만간 장비 가동률이 떨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건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14t급 휠굴착기의 경우 4~5일마다 요소수 10ℓ 1통이 필요하다. 이보다 큰 대형 굴착기는 작업 정도에 따라 하루에 1통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수출 제한에 따른 요소수 수급난으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데다 이마저도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 되면서 굴착기 기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장기가 아닌 하루 단위 계약으로 현장에 투입되는 굴착기 기사들은 요소수를 직접 사야 해 부담이 더 커졌다. 장기계약을 한 건설장비의 요소수 비용을 부담하는 건설 현장 사무소들도 요소수 구하기에 혈안이 돼 있다.
레미콘 차량. 연합뉴스8일 건설현장의 한 관계자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기한 내에 서둘러 공사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건설기계 가동률이 떨어지면 기사들이 일손을 놔야 하고 공사 기한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요소수 확보를 위해 업계나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건설기계협회, 대한건설기계협회 등 관련 기관에도 기사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관계자는 "요소수 부족으로 건설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난주부터 건설현장의 요소수 재고량과 건설장비 가동률를 조사하는 등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건설기계협회 관계자도 "요소수 품귀로 인한 건설현장의 어려움을 조사해 국토교통부에 전달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정부 차원의 건설업계 지원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건설장비업계에서는 이번 요소수 대란을 계기로 같은 위기가 반복될 것에 대비해 디젤엔진을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로 대체하는 친환경 건설기계 개발과 공급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5월 전기 굴착기에 장착되는 배터리팩 시제품 1호기를 제작 완료한 데 이어 내년 초에는 이 배터리팩을 탑재한 1.7t급 전기 굴착기 초도품을 만들 계획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현대모비스와 함께 국내 최초로 5t급 수소 지게차 개발에 성공해 양산 모델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데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