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영 기자광주지역 의료기관들이 지난달에만 7만 명 이상이 접종할 수 있는 모더나 백신을 무더기로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중순 코로나19 백신 접종 위탁 의료기관인 광주 북구의 한 내과에서 모더나 백신 36바이알이 폐기됐다. 이는 430여 명이 접종받을 수 있는 양이다.
남구의 한 병원은 지난달 모더나 백신 100바이알을 폐기하는 등 광주의 병·의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모더나 백신을 무더기로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물량을 이례적으로 두 배 이상 배정받아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 보니 백신을 제때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광주 북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이러지도 저러지 못하고 백신을 폐기 처분했다"며 "유통기한 만료를 앞둔 백신의 활용법을 찾지 못해 방역당국의 지침대로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한형 기자모더나 백신은 냉장상태로 한 달 냉동상태에서는 6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하지만 냉동보관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대부분의 위탁 의료기관에서는 백신을 냉장 상태로 보관해 왔다.
광주에서 지난달 유통기한 만료로 폐기된 모더나 백신은 274개 의료기관에 6215바이알, 최대 7만 4천 명이 접종할 수 있는 양이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동구 187바이알 △서구 2028바이알 △남구 619바이알 △북구 1496바이알 △광산구 1885바이알 등이 폐기 처분됐다.
전국적으로 지난 2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최근까지 폐기된 백신량은 총 93만여 명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유통기한 경과'가 91만 3817명 분(97.4%)으로 가장 많았고, '백신 온도일탈' 2만 1260명 분(2.3%), 백신용기파손 2290명 분(0.2%), 접종과정오류 657명 분(0.1%) 순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국회의원은 "정부는 국내 우선 접종 후 남은 백신에 대한 활용 계획을 빠르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감염병 시대 글로벌 연대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백신 외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