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명맥 끊긴 조선시대 과거 시험용 한지 제조법 구명…2인 1조 방식 제작

IT/과학

    명맥 끊긴 조선시대 과거 시험용 한지 제조법 구명…2인 1조 방식 제작

    국립산림과학원·경상대·경북대·조현진한지연구소 공동연구

    전통 한지 '시지(試紙)'. 국립산림과학원 제공전통 한지 '시지(試紙)'. 국립산림과학원 제공조선시대 과거 시험용으로 사용했으나 제조법이 후대에 전해지지 않아 명맥이 끊긴 전통 한지 '시지(試紙)' 제조기술이 구명됐다.

    16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는 경상대 인테리어재료공학과와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조현진한지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실물 시권 유물 33점과 한국학자료센터의 디지털화 시권 유물 267건에 대한 특성을 분석해 시지 제조법을 밝혔다.

    모양은 가로형과 세로형 두 가지로 가로형은 세로형을 2장 또는 그 이상 이어붙여 제작했다. 세로형의 평균 크기는 가로 81㎝, 세로 124㎝로 현재 생산 중인 일반적인 전통 한지 크기(세로 63㎝, 가로 93㎝)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지는 크기에 따라 두 사람이 한 조가 돼 만들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국립산림과학원은 설명했다. 이는 현재 사라진 방법으로 일제강점기의 사진 몇 장을 통해 조선 시대로부터 내려온 2인 1조 방식의 한지 제조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국립산림과학원은 덧붙였다.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는 이번 조사 결과를 1960년대 세검정의 한지공방에서 2인 1조 식 한지 제조법을 익힌 국가무형문화재 신현세 한지장에게 의뢰해 전통 방식에 준한 공정으로 시지 제작에 착수했다. 한지 뜨는 공정을 마무리한 데 이어 전분 처리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전통 한지 '시지(試紙)'. 국립산림과학원 제공전통 한지 '시지(試紙)'. 국립산림과학원 제공시지는 명지(名紙)라고도 불리며 답안이 작성된 것은 '시권'이라고 하는데 문헌에 따르면 조선 시대에 만들어졌던 한지 종류 중 최고급에 속한다고 한다.
     
    조선시대(총 518년)에 총 2068회, 연평균 약 4회의 과거가 치러졌다. 1840년대 이후 1회 평균 과거 응시자 수는 약 13~15만 명이었고 1879년 21만 3500명으로 최다 응시자를 기록하는 등 조선시대 시지의 소비량은 상당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당시에 시험지를 응시자가 직접 준비해야 했는데 사람들은 더 좋은 시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과거제의 폐지와 서구화에 의해 한지 수요 또한 저하함에 따라 시지는 점차 사라졌으며 제조법에 대한 명확한 기록도 남지 않게 됐다.

    손영모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장은 "고급 한지 제조기술을 응용하면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용도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