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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문중원 기수 관련 한국마사회 간부·조교사 '무죄'…유족 분통

부산

    고 문중원 기수 관련 한국마사회 간부·조교사 '무죄'…유족 분통

    핵심요약

    '업무방해' 기소 마사회 부산본부 전 경마처장·조교사 2명 모두 무죄
    법원 "추상적 조언은 했으나 업무방해로 보기 어렵다" 판단
    유족·노조 등 법원 강력 규탄…"끝까지 투쟁하겠다"

    17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앞에서 고 문중원 기수 유족과 노조 등이 조교사 개업심사 비리 의혹을 받아 온 마사회 간부와 조교사 등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법원을 규탄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17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앞에서 고 문중원 기수 유족과 노조 등이 조교사 개업심사 비리 의혹을 받아 온 마사회 간부와 조교사 등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법원을 규탄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고 문중원 기수가 유서에서 지적한 부산경남경마공원 조교사 개업심사 비리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한국마사회 간부와 조교사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유족과 노조 등은 재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단독(김석수 판사)은 17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 전 경마처장 A씨와 조교사 B·C씨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10월 사이 조교사 개업심사를 앞두고 심사위원회에 제출할 사업계획 발표자료를 사전에 검토해달라고 부탁하고 보완을 지시하는 등 한국마사회의 공정한 조교사 평가·선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듬해 열린 심사에서 A씨는 평가위원을 맡았고, B·C씨는 각각 조교사·예비 조교사로 선발됐다.
     
    하지만 고 문중원 기수는 조교사 면허를 딴 지 5년이나 됐음에도 해당 심사에서 탈락했고, 이에 "마사회 고위 간부와 친분이 없으면 마방을 배정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법원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한국마사회 간부와 조교사 등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직후, 고 문중원 기수 유족이 법정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법원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한국마사회 간부와 조교사 등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직후, 고 문중원 기수 유족이 법정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1심 법원은 A씨 등의 행위가 조교사 선발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A씨가 B·C씨의 발표자료 초안을 검토한 무렵에는 이듬해에 조교사 선발이 예정돼있지 않아 업무방해의 고의와 공모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초안을 검토한 뒤 '작년보다 나아졌다', '디자인에 조금 더 신경을 써라'는 등 추상적 조언은 했으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보완을 지시하거나 평가위원이 기대하는 방향으로 발표자료를 수정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판결 직후 고 문중원 기수 유족들은 법정 앞에서 오열했고, 유족과 함께 활동해 온 노동·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한숨을 내쉬거나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항소를 요구하는 한편,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고 문중원 기수 아버지 문군옥 씨(가운데)가 법원 앞에서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고 문중원 기수 아버지 문군옥 씨(가운데)가 법원 앞에서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유족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시민단체 등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는 문중원 열사 죽음의 책임자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했다. 어처구니 없는 판결을 한 재판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리화수 부산본부장은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가 죽어가고 억울함을 호소해야 재판부가 귀를 기울여 주겠나"며 "문 기수의 뜻이 이뤄지고 유족의 억울함이 풀리도록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고 문중원 기수 아버지 문군옥 씨는 "공판 때마다 빠짐없이 지켜봤지만, A씨 등은 속죄는커녕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하며 유가족을 피해다녔다"며 "이들이 반성의 여지가 있으면 이 이상은 행동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며 울먹였다.
     
    이어 "중원이가 쓴 유서 말미에는 '나의 죽음으로 마사회의 모든 것들이 바로잡아지길 바라고, 이로 인해 나를 아는 모든 분이 행복해지길 바란다'는 내용이 있다"며 "마사회의 모든 비리를 끝까지 파헤쳐 제 손으로 남은 잘못된 구조를 바꾸는 데 온몸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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