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간판 타자 강백호.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강백호(21)는 2018시즌 KT 위즈에서 데뷔하자마자 화려한 길을 걸었다. 첫 시즌에 29홈런을 터뜨렸고 2년차부터 꾸준히 3할 타율을 기록하며 KT 뿐만 아니라 리그의 간판급 스타로 발돋움 했다.
올해 강백호는 시즌 초까지만 하더라도 데뷔 4년만에 타격왕 등극이 유력해보였다. 한동안 4할대 타율을 기록했고 전반기 타율은 무려 0.395로 높았다. 최다안타 타이틀도 충분히 노려볼만 했다.
그러나 강백호는 후반기 들어 다소 주춤했다. 9월 이후 49경기의 타율은 0.285에 불과했다.
결국 강백호는 '무관'으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타율 3위(0.347), 최다안타 2위(179개), 출루율 2위(.450), 타점 2위(102개)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성적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강백호가 올해 KBO 리그에서 때린 180번째 안타는 '무관'의 한을 날리기에 충분했다.
강백호는 지난달 31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1위 결정전 6회초 공격에서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0의 균형을 깨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강백호의 세리머니에 KT 벤치는 축제 분위기가 됐다. KT는 삼성을 1대0으로 꺾고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강백호는 '무관'에 그친 점에 대해 "개인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팀이 1등이라 괜찮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강백호가 때린 그날의 안타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자랑했다.
1위 결정전에서 패해 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한 삼성은 '미라클 두신'의 기세에 밀려 2경기만에 짐을 쌌다.
반면, KT는 13일 동안의 휴식일 동안 창단 첫 한국시리즈를 철저하게 대비할 수 있었다.
타구 속도가 빠른 고척 스카이돔의 특성을 감안해 내야 훈련 때 최대한 강한 타구를 받는 연습을 했다. 혹시 모를 부상 위험을 막기 위해 야수 정면이 아닌 측면으로 펑고를 쳤다.
오랜 휴식은 타자들의 빠른 공 대처 능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피칭 머신의 속도를 최대한 높여놓고 타격 없이 빠른 공을 지속적으로 바라보는 훈련도 병행했다.
반면, 두산 베어스는 지쳐 있었다. KT는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KT는 1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을 8대4로 완파했다. 파죽의 4연승 무패행진으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한 통합우승이다.
강백호의 안타가 KT 구단의 첫 역사로 이어지는 발판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백호의 방망이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도 힘차게 돌았다. 그는 4경기에서 타율 0.500(12타수 6안타), 3득점, 1타점을 올리며 중심타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