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형 기자방역당국이 현재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행되고 있는 12세 이상 내국인을 대상으로 9개월간 접종력에 따른 감염예방효과 등을 분석했더니, 미접종자는 완전접종자보다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이후 위중증이나 사망에 이를 위험은 훨씬 더 컸다.
미접종자, 중증화율 11배·사망위험 4배…백신 중증 예방 여전히 '80% 이상'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된 올 2월 2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만 12세 이상 내국인 4669만 9236명을 '미접종군'과 '완전접종군'으로 분류해 예방접종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미접종군은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도 맞지 않았거나 1차 접종 후 면역 형성기간인 14일이 지나지 않은 이들, 완전접종군은 권장 횟수대로 백신을 모두 접종완료하고 14일이 경과한 접종자들로 규정했다.
주차별 발생률을 비교한 당국은 이달 둘째 주 기준
미접종군의 발병률은 10만 명당 7.3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완전접종군의 코로나19 발생비율은 10만 명당 3.1명에 그쳤다.
미접종군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2.3배 정도 높은 셈이다.
감염 이후 예후의 차이는 더 심각했다.
미접종군의 중증화율은 인구 10만 명당 0.22명으로 완전접종군(10만 명당 0.02명)의 11배에 달했다. 사망위험 역시 완전접종군은 10만 명당 0.01명에 불과한 데 비해 미접종군은 0.04명으로 4배나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파력이 압도적인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우세화된 4차 유행이 넉 달 넘게 이어지면서 백신의 감염예방효과는 많이 떨어졌지만, 중증·사망 예방효과는 여전히 80~90%대를 굳건히 지켰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방대본에 따르면, 감염 시 중증·사망 위험이 배로 높은
'코로나 고위험군'인 60~74세의 경우 접종의 감염 예방효과는 45%로 나타났지만, 위중증 예방은 92.8%·사망 예방효과는 82.7%에 이르렀다.
75세 이상도 접종자의 감염 예방효과는 29.9%로 다소 저조했으나 위중증 예방효과는 83.3%·사망 예방은 81.5%로 비교적 높은 효과를 보였다.
12세 이상 전체 대상자에 대한 백신의 감염예방효과는 57.2%, 위중증 예방 92%, 사망 예방 82.2% 등으로 조사됐다.
설령 접종완료 이후 감염이 되더라도 백신의 효능은 결코 무력화되지 않는다고 당국은 강조했다.
방대본이 올 4월 3일부터 이달 13일까지 19세 이상 확진자 28만 5368명을 상대로 접종력에 따른 중증화율을 살펴본 결과,
'완전접종 확진군'은 '미접종 확진군'보다 중증(사망 포함)으로 악화될 위험이 약 5분의 1배로 줄었다. 중증예방 효과가 80.8%로 나타난 셈이다.
고령층만 떼어놓고 봐도 큰 차이는 없었다. 60~74세 고령층은 미접종 확진자 1만 3423명 중 중환자가 1196명으로 집계돼 중증화율이 8.91%로 파악됐다. 하지만 접종을 완료한 완전접종 확진군 1만 6031명 중 위중증 환자는 305명뿐으로 중증화율은 2%를 밑돌았다(1.90%). 중증 예방효과는 78.7%에 달했다.
75세 이상 또한 미접종 확진군의 중증화율이 25.78%이나 됐던 데 비해 완전접종 확진군은 6.86%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훨씬 낮았다. 위중증 예방효과는 73.4%로 분석됐다.
60세 이상 고령층, 위중증 8할 이상…'불완전 접종자'가 절반 가까이 차지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루 확진자 3천 명' 안팎의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위중증 환자는 무서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돌입하기 전인 지난 달 셋째주 기준 60세 이상
주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는 245명(71.4%)이었지만,
이달 셋째 주 기준으로는 417명(83.7%)까지 치솟았다.
재원 중인 중환자 중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달 17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신규 위중증 환자의 접종력을 살펴보면
'60세 이상' 고령이면서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접종 미완료자'가 609명이었다.
같은 기간 전체 위중증 환자 1358명 중 44.8%에 이르는 수치다.
방대본은 "국내 전체 연령 완전접종률이 78.9%(성인 기준 90.9%)인 상황에서 불완전 또는 미접종자(21.1%)에서 신규 위중증 환자의 60.8%가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특히 60세 이상의 경우, 완전접종률이 92%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8% 정도 되는 불완전·미접종자에서 신규 위중증 환자의 54.7%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방대본 정은경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의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당국은 요양병원·시설에 대한 추가접종을 11월 중으로 신속하게 실시하고, 추가접종 완료 전까지는 접촉 면회중단, 종사자에 대한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수도권에서는 주 2회로 확대하고 자가검사 키트 등을 활용해 수시로 검사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0세 이상 미접종자께서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주시기를 당부드리고, 또 다중이용시설 등 감염 위험시설을 방문하거나 사람 간에 접촉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고 피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고령층에 대한 '부스터샷'(추가접종) 간격 조정이 다소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대부분의 많은 국가에서 6개월을 기준으로 추가접종을 진행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 또는 면역도에 따라서 접종간격을 일부 조정하고 있다"며 "우리도 요양병원·시설, 의료기관 등에 대해 추가접종을 개시한 이후 추가접종 간격을 5개월로 설정해 진행 중에 있고, 최근에는 4개월로 단축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60~74세의 경우 저희가 대부분 기본접종을 완료한 분들의 경우 6개월 간격으로 했을 때는 당초 내년 2월부터 추가접종이 진행되지만, 4개월을 기준으로 적용했을 때는 12월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추가접종 시점이 도래하기 때문에
간격 조정이 지연됐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정은경 "18~49세 부스터샷 필요하다 봐…최대한 빨리 결론"
22일 오전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오늘 0시 기준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827명으로 위중증 환자는 515명, 사망자는 24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3298명(치명률 0.79%)으로 늘어났다. 이한형 기자
아울러 50대 미만 연령층까지 부스터샷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밝혔다. 정 본부장은 "현재 유항상황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면역이 감소하는 부분들을 보면, 추가접종을 전체(연령)에 확대할 필요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며 "18~49세가 거의 10월에 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에 추가접종을 하더라도 내년 상반기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전문가 자문 및 자료 검토 등을 통해 최대한 빠르게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아스트라제네카(AZ)의 중화항체량이 화이자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백신별 효능'의 차이로 바로 연결지을 수는 없다고도 밝혔다. AZ 백신은 예방접종사업 초기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과 고령층이 대거 맞은 백신이다.
그는 "백신의 예방접종 효과에 대한 평가나 판단을 중화항체가만 갖고 판단할 수는 없다"며
"중화항체가를 놓고 보더라도 어느 정도 수치 이상이 돼야 예방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최저기준치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중화항체량이 높으면 아무래도 질병 예방에 유리할 수는 있지만, 그런 기준을 명확히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어느 정도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면역도가 떨어지면서 요양병원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기 때문에
백신의 종류만으로 고령층의 돌파감염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화이자, AZ 백신 모두 완전접종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백신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추가접종은 모든 백신에 대해 다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