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적절한 시점에 국민 앞에 나와서 활동하지 않겠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아내인 김건희 씨 등판 시점에 대해 한 말이다. 선대위 공식 출범과 여권의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해명 요구와 맞물려 김 씨의 공개 행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지만, 선대위 내에서는 당분간은 관련 계획은 없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가 말한 '적절한 시점'은 결국 '최대한 늦게'라는 얘기에 힘이 실린다.
8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씨의 공개 행보 방침은 '최소한' 그리고 '최대한 늦게'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 본인이 아내 김씨의 등판 시점과 관련해 단기간에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원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한다.
안그래도 후보의 배우자로서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주가조작에 '전주'로 참여한 의혹이나 코바나컨텐츠 불법 협찬 의혹 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김씨가 나설 경우, 윤 후보 본인이 정치적 타격을 받는 것은 차치하고 김씨가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이런 분위기는 선대위 내부에서도 공공연하게 감지된다.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건희 씨가 대중 앞에 노출되거나 앞에 나서는 걸 그렇게 달가워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을) 그때 화면을 보면 계속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는데 그 이유가 자기 얼굴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 그랬다"고 말했다.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는 CBS라디오'한판승부'에서 김씨가 "커튼 뒤에서 내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씨가 언젠가는 대중에 노출돼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하는 만큼 '최대한 늦은 시기'라도 공개 행보는 있어야 하고, 어떤 방식의 등판이 좋을 지에 대해서는 선대위에 여러 안이 보고서로 올라갔다고 한다. 김씨의 검찰 소환이 첫 공개행보가 될 우려와 함께 등판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지만, 일단은 소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시점 고민도 뒤로 밀린 분위기다. 선대위 관계자는 "아예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김씨가 월간지 인터뷰 등에서 가벼운 주제로 편하고 친근한 모습을 먼저 보여준 뒤 연말 종교행사나 봉사활동에서 본격 노출되는 방식이 선대위 내에서 거론됐다. 지인들과 오랜 기간 유기견 봉사활동을 해온 김씨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안도 논의에 포함됐다고 한다. 유기견 봉사활동의 경우 여성들에게 소구하는 측면도 있다.
선대위 안에서 이런 안들은 김씨에 대한 등판 시점과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 수준에서 오고 가는 것이고, 실제로 관련 논의가 진지하게 테이블 위에 오를 기회는 없었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씨가 윤 후보의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과 가깝고, 윤 후보의 여러 활동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하는 등 나름의 역할이 상당하지만 선대위에서 김씨의 등판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결국 후보와 김씨의 뜻이 중요한 것이라 공개 행보 시기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