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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뇌물 혐의' 유한기 구속영장 청구…'황무성 사퇴 압박'은 빠져

법조

    檢 '뇌물 혐의' 유한기 구속영장 청구…'황무성 사퇴 압박'은 빠져

    남욱·정영학에게 '환경평가 로비 명목' 2억 원 수수 혐의
    "시장님 명" 황무성 前 사장 사퇴 압박 의혹은 포함 못해
    신병 확보 후 속도 낸다지만…'윗선 규명' 난항 시각도
    14일 중앙지법서 영장심사…오후 늦게 구속 여부 결정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연합뉴스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연합뉴스대장동 사업 로비·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공) 개발본부장에 대해 지난 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대장동 사업의 '윗선' 규명으로 향하는 길목으로 꼽혔던 '황무성 전 성남도공 사장 사퇴 압박 의혹'은 이번 영장 청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전날 유 전 본부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이달 1일과 8일 연달아 소환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14년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에게 한강유역환경청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약 2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자금이 대장동 일부 부지가 환경영향평가에서 개발이 제한되는 '1등급 권역'으로 지정되는 걸 막는 로비 용도로 쓰였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의 모습. 이한형 기자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의 모습. 이한형 기자한강유역환경청은 대장동 사업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면서 2015년 일부 지역을 멸종위기 생물 서식 등을 이유로 보전 가치가 높은 1등급 권역으로 지정했다가 이후 5년 뒤에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1등급 권역은 자연환경의 보전과 복원이 권고돼 개발이 제한된다.

    이에 대해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환경부 종합감사에서 " (대장동 일부 지역이) 5년 뒤에 보니까 1등급이 해제가 됐다"며 "일반적으로 1등급이 해제가 되려면 환경영향평가를 해서 이의신청을 해야 되는데 이러한 절차도 없이 이렇게 되는 것은 대장동이 유일하다"며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달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달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검찰은 앞서 기소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혐의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금액을 두고는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주장이 일부 엇갈렸지만 수사를 이어온 검찰은 뇌물액을 2억 원으로 특정했다. 그리고 이 로비 자금의 출처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인 이모씨인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이에 대해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의 구속 여부를 가를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구속 여부는 당일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향하는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연합뉴스서울중앙지검 향하는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연합뉴스검찰은 다만 이번 구속영장에 유 전 본부장에게 제기된 또다른 혐의인 황무성 전 성남도공 사장 사퇴 압박 의혹은 포함하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2월 무렵 '윗선의 뜻'임을 암시하며 상사였던 황 전 사장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고발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검찰 수사팀은 이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왔고 최근 몇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 단계에서 기각되며 보강 수사를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혹은 대장동 사업을 둘러싸고 형성된 민간사업자와 성남도공의 유착 관계에 성남시도 관여했는지 여부를 따져볼 중요한 대목으로 꼽혀왔다. 이 의혹 고발의 근거가 된 황 전 사장과 유 전 본부장의 녹취록에는 유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압박하며 "시장님 명", "정 실장" 등을 거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황 전 사장의 사퇴 배경에 대장동 사업을 원만하게 추진하려는 성남시 고위 관계자의 뜻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물음표가 붙기도 했다. 다만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나 정진상 전 정책실장은 황 전 사장 사퇴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유 전 본부장 또한, 부인하는 입장이다. 그는 의혹이 불거지자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황 전 사장은 공사업자와 관련된 소문과 사장 재직 당시 사기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고 이를 공사에 알리지 않았다"며 황 전 사장 본인의 명예와 공사를 위해 사퇴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시장님 명", "정 실장" 등을 언급했던 건 황 전 사장이 사퇴하지 않고 버텨 "과도하게" 얘기한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신병을 확보해 해당 혐의를 둘러싼 의혹 규명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상당 기간 수사를 이어왔음에도 구속영장의 범죄사실에 포함하지 못하면서 '윗선' 규명 작업에 차질을 겪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검찰은 최근 대장동 사업을 시 차원에서 관할했던 성남시 실무자들을 연달아 소환 조사하고 있지만 시의 관여 여부를 뒷받침할 진술 확보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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