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한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80%를 넘는데도 왜 코로나19에 취약해졌는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사 블룸버그가 던진 의문이다.
이 의문은 영국에도 유효하다.
영국도 2차 접종률이 80%를 넘었지만 20일(현지시간) 하루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9만 1743명이 쏟아졌다. 사망자도 이날 44명에 이르렀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AZ)가 상대적으로 많이 접종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 타임스는 이날 영국 관료의 말을 인용해 오미크론 변이의 심각성이나 백신 효과 등에 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mRNA(메신저리보핵산) 기술로 개발되지 않은 백신은 오미크론 감염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예비연구결과를 전날 소개했다.
AZ백신은 mRNA 기술이 아닌 전통적인 면역반응 기술로 만들어진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 황진환 기자뉴욕타임스는 접종한 지 6개월이 경과된 AZ백신은 오미크론 방어력이 없는 것으로(no ability to stop Omicron) 나타났다고 영국 보건당국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AZ백신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AZ가 공동으로 개발한 백신으로, 영국은 1억 도스의 물량을 확보해 접종해왔다.
우리나라도 코로나 사태 초기에 AZ백신에 의존해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9일 현재 우리나라의 백신 종류별 누적 접종현황을 보면 AZ 백신은 1차 1113만 명, 2차 1106만 명으로 집계됐다.
화이자 백신은 1차 2409만 명, 2차 2294만 명, 모더나 백신은 1차 475만 명, 2차 655만 명이 접종했다.
1,2차를 합한 비율로 보면 화이자 백신 접종자는 전체의 57%, AZ는 27%, 모더나는 16%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AZ백신을 더 이상 보급하지 않고 있다.
황진환 기자19일 현재 부스터샷(추가접종) 누적 접종현황을 보더라도 화이자는 715만 명, 모더나 438만 명이 접종한 반면 AZ는 2만 명에 불과했다. AZ부스터샷 접종 비중은 0.17%였다.
AZ백신을 가장 많이 접종한 국가는 인도로 접종자의 90%가 AZ백신을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AZ백신의 오미크론 방어력과 최근 코로나 확산간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아직 증명되지는 않았다.
영국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경우 1만명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124명, 인도는 164명에 머물러 있다.
이들 오미크론 감염자들이 AZ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인지 등을 조사할 필요도 남아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미크론이 지배종이 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에서 만든 백신이 더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이 개발한 시노팜·시노백의 경우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예방 효과가 제로(0)에 가깝다고 한다.
중국 백신은 전 세계 백신 공급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주로 중국, 멕시코, 브라질 등에 보급됐다.
러시아 백신인 스푸트니크 또한 오미크론에 대한 방어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푸트닉은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서 공급됐다.
존슨앤드존슨(얀센) 백신 역시 오미크론 감염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회 접종 방식의 편리함 때문에 미국 일부 지역과 백신 거부감이 높은 아프리카에 서 주로 접종됐다.
한편, 보건당국은 AZ 백신이 오미크론에 효능이 떨어진다고 그 가치가 완전히 부정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오미크론에는 예방효과가 떨어진다고 해도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중증 감염'을 예방하는 데는 탁월한 효과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AZ백신이 '오미크론'은 몰라도 그 이전에 창궐했던 다른 변이를 예방하는 데는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