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식당의 모습. 황진환 기자'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멈춘 지 열흘째인 2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주말 효과'와 맞물려 4천 명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전국의 사적모임을 최대 4명으로 제한하는 등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전체 확산규모는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다만, 위중증 환자는 1주일째 1천 명대를 유지하는 등 여전히 뚜렷한 감소세는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
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207명 늘어 총 61만 1670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진단검사량이 평일에 비해 감소하는 주말 영향으로, 5천 명대 중반에 머물렀던 전날(5419명)보다 1212명 줄었다.
지난 주 월요일(20일·5316명)과 비교했을 때도 1109명이 더 적은 수치다.
11월 '위드(with) 코로나' 시행 이후 주 초반에도 6천 명에 육박하는 확산규모를 보였던 2주 전(13일·5817명)과 대비하면 확산세는 확실히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신규 환자가 4천 명대를 기록한 것은 이달 7일(4953명) 이후 20일 만이다.
전날 하루 동안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의심환자는 총 4만 1941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8만 5799건의 진단검사가 시행됐고, 이 중 1209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총 검사건수는 12만 7740건으로 전날(16만 2704건)보다 3만 4900여건 줄었다. 당일 기준 양성률은 2.6%다.
위중증 1주일째 '1천 명대'…수도권 중증환자 병상가동률 83.64%
서울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시민들의 모습. 황진환 기자최우선 방역지표인 위중증 환자의 경우, 확연한 반전세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전체 모수(母數)가 7천 명대까지 치솟았던 만큼 이에 비례한 중증환자와 사망자의 증가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인공호흡기 또는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지속적신대체요법(CRRT) 등의 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는 하루 새 3명이 줄어 총 107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8일 처음으로 '1천 명'을 넘어선 중증환자는 20일 997명으로 잠시 주춤했다가
21일 1022명→22일 1063명→23일 1083명→24일 1084명→25일 1105명→26일 1081명 등 이날까지 1주일째 1천 명을 한참 웃돌고 있다. 위중증 환자의 대부분은 기본접종을 일찌감치 마친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이날 기준 60대 372명(34.51%), 70대 365명(33.86%), 80세 이상 157명(14.56%) 등 전체 82.9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망으로 직결될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의 증가세에 따라, 사망자도 연일 수십 명씩 발생하고 있다. 전날 사망한 환자는 55명으로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숨진 확진자는 총 5300명이다. 누적 치명률은 0.87%까지 오른 상태다.
코로나 중환자가 1천 명대를 계속 유지하면서, 의료대응체계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대부분의 환자와 중증환자가 밀집된 수도권은 중환자 전담병상 총 856개 중 716개가 사용돼 83.64%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신규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은 140개뿐이지만, 이 또한 투입 가능인력을 고려하면 실(實) 가용병상은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376병상 중 313병상이 쓰여 83.24%, 92병상 중 7병상만이 남은 인천은 92.39%, 총 388병상 중 318병상이 가동 중인 경기는 81.96%의 가동률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 확진자가 이송되고 있는 인접권역의 병상 여력도 빠듯하다.
세종은 2병상(6병상 중 4병상 사용), 대전은 4병상(28병상 중 24병상 사용)만이 비었다. 충북(32병상 중 29병상 사용)과 충남(43병상 중 35병상 사용)도 병상이 빠르게 줄고 있다. 전국 단위 중증병상 가동률은 78.9%(1356병상 중 1070병상 사용)로 80%에 거의 근접한 상황이다. 의료 현장의 모든 역량이 코로나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일반 응급환자 진료 등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기준
수도권에서 하루 이상 병상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는 총 14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의료기관 입원 대기자는 107명, 경증 환자가 들어가는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대기 중인 확진자가 42명으로 파악됐다.
신규 확진의 전파경로는
국내 발생이 4125명, 해외유입이 82명으로 확인됐다.
국내 지역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1466명 △부산 267명 △대구 127명 △인천 227명 △광주 59명 △대전 38명 △울산 40명 △세종 10명 △경기 1160명 △강원 119명 △충북 63명 △충남 148명 △전북 88명 △전남 30명 △경북 70명 △경남 197명 △제주 16명 등이다.
수도권에서는 2853명에 이르는 환자가 새롭게 확진됐다. 전체 대비 69.16%에 달한다.
최근 '오미크론' 집단감염 등이 번지고 있는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총 1272명이 환자가 나와 전체 30.84%의 비율을 나타냈다.
해외유입 사례(82명)는 입국 당시 검역을 통해 14명이 확진됐고, 입국 이후 지자체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인원이 68명으로 나타났다.
유입 추정국가는 중국 2명, △러시아 1명 △인도 1명 △몽골 1명 △태국 1명 △몰디브 1명 등 중국 외 아시아 지역이 5명, △영국 10명 △프랑스 8명 △몰타 1명 △이탈리아 1명 △네덜란드 1명 △독일 2명 등 유럽 지역이 24명, △미국 44명, △브라질 1명 △멕시코 1명 등 미주 지역이 46명, △남아프리카공화국 1명 △케냐 1명 △카메룬 1명 등 아프리카 지역이 3명, 북마리아나제도 2명 등으로 조사됐다. 국적별로 내국인이 67명, 외국인이 15명이다.
오미크론 감염 69명↑·총 445명…3차 접종률, 전체 29.6%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이한형 기자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신종 변이로 국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오미크론 감염자는 이날 0시 기준 지역발생 49명, 해외유입 20명 등 총 69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가 445명(해외유입 181명·국내 감염 26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해외유입은 미국에서 입국한 환자가 15명, 스페인발(發) 확진자가 3명, 캐나다와 탄자니아 입국자가 각각 1명씩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감염사례는 최초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전북 익산 사례 등 지역사회 'n차 전파'에 의한 환자들로 추정된다. 이달 처음으로 국내 유입이 확인된 오미크론은 지난 주말 이틀 간 114명의 환자가 쏟아져 나오는 등 무서운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충남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서 모두 환자가 발견된 상태다.
60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뿐 아니라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부스터샷'(효과 보강을 위한 추가접종) 간격을 당긴 정부는 3차 접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인원은 3247명으로 누적 접종자는 4398만 2890명이다. 전체 대비 85.7%로 성인 기준 95.3%(60세 이상 기준 94.2%)다.
2차 접종을 받은 국민은 1574명이 늘어 총 4231만 4421명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했다. 전체 82.4%로 성인 인구의 92.9%(60세 이상 기준 92.8%) 수준이다.
'3차 접종'에 해당하는 부스터샷을 맞은 대상자는 2만 3782명이 증가했다. 이로써 추가접종을 받은 접종자는 누적 1522만 2268명이다.
전체 29.6%의 비율로 성인 기준으로는 34.5%, 60세 이상 기준으로 보면 69.8%까지 올랐다.
정부 "먹는 치료제, 60만 4천 명分 선구매…금주 거리두기 연장여부 결정"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왼쪽)이 2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부는 '먹는(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권덕철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60만 4천 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과 추가물량 확보도 협의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오늘 오후 질병청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이자 경구용 치료에(팍스로비드)의 임상실험에 따르면 코로나 환자의 입원·사망 예방에 90%의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이에 따라, 미국에 이어 우리 정부도 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신속히 진행 중"이라며 "이르면 내년 1월 말부터 코로나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소관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오후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긴급사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세부내용은 방대본 브리핑에서 공개된다.
화이자 코로나 치료 알약 '팍스로비드'. 연합뉴스정부는
금주 유행추이를 지켜본 뒤 내년 1월 2일까지 예정된 거리두기 강화 조치의 연장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8일 0시부터 수도권·비수도권의 사적모임이 최대 4명으로 축소되고, 식당·카페의 영업이 밤 9시로 제한되면서 하루 확진 7천 명을 넘나들던 확산세는 다소 감소하고 있다.
권 1차장은 "다행히도 날로 치솟던 하루 확진자 수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병상대기자도 1천여 명에서 2백여 명대로 줄었다"면서도
"그러나,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의 확진자 수 감소는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이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하여 언제 다시 늘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경계했다.
이어 "정부는 코로나19 병상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계와 함께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22일 31개 상급종합병원에 행정명령을 추가로 시행해 중증병상 306개를 추가확보할 계획"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병상 확보를 위해 병상확보 TF를 구성해 관련부처 장관과 민간병원장 등이 참여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병상운영 효율화를 위해 중환자의 병실 재원기간을 '20일'로 한정한 조치에 대해 "이는 치료 중단이 아니라 코로나 치료 후에 일반진료로 전환하는 것으로 격리치료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의료진의 소명이 있을 경우, 격리치료는 연장된다"고 강조했다.
권 1차장은
"정부는 이번 주에 사회적 거리두기의 연장 여부에 대하여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미크론의 확산, 위중증자의 지속적인 증가, 연말연시 모임으로 인한 감염 확산 가능성 등 여러 가지로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