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D 방호복 착용하고 코로나19 중증 환자 관리하는 간호사. 연합뉴스코로나19 의료진으로 정부의 파견직 간호사에 선발됐으나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여서 일선 병원으로부터 거부당했다는 기사가 최근 온라인을 달궜다.
파견직 간호사에 지원할 당시 미접종자라는 사실을 알렸고, 병원 출근 전에 받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는데도 출근이 가로막혔다는 내용이다.
네티즌들은 "코로나 대응 인력인데 미접종했다가 걸릴 수 있으니 병원의 거부가 이해된다", "백신 접종을 거부할 권리는 있지만 간호사라는 직업 특성상 맞아야 한다"며 병원 측 조치를 두둔하는가 하면,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는 상황에서 간호사라고 백신을 강제할 순 없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백신 미접종 의료진은 코로나 관련 업무를 할 수 없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접종 미완료자도 코로나 감염 환자 치료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정부에서는 요양병원을 제외한 모든 급성기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미접종자는 주 1회 PCR(유전자증폭 검사)을 받도록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의 파견직 간호사로 일하는 데도 지장은 없다.
중수본 관계자는 "업무 특성상 지원자가 대부분 접종 완료자이기는 하지만 미접종자라도 파견 자격에 제약이 있지 않다"며 "파견 갈 때 PCR 검사를 통해 음성을 확인받은 후 출근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접종자를 원하지 않는 병원에는 접종자만 파견한다.
파견직 지원서에는 간호사들의 접종 여부를 기재하는 난이 있는데 여기에 기재된 내용을 보고 접종 여부를 판단한다.
중수본 관계자는 "병원 측에서 기존 의료진들의 의견을 수렴해 접종자만 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파견에 앞서 병원 측과 파견 간호사가 근무 조건 등을 조율하는 과정도 거친다.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을 주사기에 주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첫 출근했다가 거부당한 위 간호사의 경우는 병원 측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충분치 않아 벌어진 해프닝으로 보인다.
코로나 의료진들이 미접종 간호사를 꺼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일선 병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수도권 소재 공공병원 관계자는 "1%도 되지 않는 미접종 의료진도 주 1회 PCR 검사를 받아 가며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대형병원 관계자도 "개인 사유로 인한 백신 미접종 의료진도 접종 의료진과 동일하게 코로나 업무를 담당한다"며 "체온이나 증상 등을 체크하며,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즉각 배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간호사들은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전했다.
부산 소재 대형병원 간호사는 "주 1회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자체가 백신 접종에 대한 강압이라고 생각한다"며 "처음에는 맞지 않는 간호사들도 많았지만 검사 의무화 공지가 내려오고는 대부분 맞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병동으로 배치받자마자 병원 쪽에서 바로 부스터 샷 날짜를 예약하게 하여 맞게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감염병 전문병원의 한 간호사는 "처음에는 백신 접종이 개인의 자유라고 했지만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지속해서 연락해 지금 맞지 않으면 개인 비용이 든다든지, 기저 질환이 있어도 다들 맞는데 왜 거부하냐 등의 말을 하면서 은근히 강제적인 느낌을 주었다"고 했다.
코로나 고위험시설에 해당하는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병원에서 백신 접종 선택의 자유를 주고 있으나 접종하라는 무언의 압력이 일부 있다"며 "미접종자가 확진될 경우 접종자도 감염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