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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미투 폄훼' 발언에 두루뭉술 사과 윤석열…김지은 "2차 가해의 씨앗"

국회/정당

    김건희 '미투 폄훼' 발언에 두루뭉술 사과 윤석열…김지은 "2차 가해의 씨앗"

    핵심요약

    윤석열 배우자 김건희씨, 미투 폄훼 발언 논란
    김건희 "돈 안 주니 미투 터져, 안희정 불쌍"…윤석열은 말 아껴
    안희정 사건 피해자 김지은 "맞서 싸울 것"…이수정 고문 "진심으로 유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폄훼 발언이 드러난 가운데 당내 주요 인사들이 애매한 입장을 보여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씨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이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윤 후보는 해당 논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안 전 지사 사건 피해자인 김지은씨는 17일 공개 입장문을 통해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논란의 된 김건희씨의 발언은 지난해 7~12월까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50여 차례 통화 중 대화에서 나왔다. 전날 저녁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김건희씨와 이 기자의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서 김건희씨는 안 전 지사 사건 등을 언급하며 정치권 인사들의 미투 논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내놨다.
     
    MBC가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김건희씨는 "미투는 돈을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것", "보수는 챙겨주는 게 확실해서 미투가 안 터진다"라는 등 여성 비하성 언급을 했다. 유튜브 방송을 통해 공개된 추가 녹취에서 김건희씨는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하다. 나는 안희정이 솔직히 불쌍하더라", "둘이 서로 좋아서 했으면서 그 김지은이 웃기는 애 아니야. (성폭력을 당할 때) 지가 소리를 질렀어 뭐 했나", "둘이 합의 하에 했으면서 지금 와서 미투라고 한다" 등 수위 높은 발언들을 쏟아냈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발 운동인 '미투'를 폄훼하고,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국민의힘 소속 주요 인사들은 애매한 발언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씨의 해당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제가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다.

    전날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이 논평에서 "전화 녹음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사적 대화이지만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입장을 유보했고, 대변인도 두루뭉술한 사과에 그치며 사실상 김건희씨의 발언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한형 기자이한형 기자
    당내 주요 인사들도 김건희씨의 '미투 폄훼' 발언에 애매한 입장을 보이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미투' 관련 김건희씨 발언에 대해 "개인적 사견을 얘기한 것"이라며 "윤 후보의 배우자가 그렇게까지 문제 될 표현을 한 것 같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MBC 방송 직후에도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보도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여러 사안이나 인물에 대해서 편하게 평가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사실상 김건희씨를 옹호했다.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도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상에서 친한 사람과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때 '농담반 진담반'으로 저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많은 게 사실 아니냐"고 말했다.
     
    윤 후보를 비롯한 당내 주요 인사들까지 나서서 사실상 김건희씨의 '미투 폄훼' 발언을 사실상 옹호하는 기류가 생기면서 안 전 지사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씨는 강력 반발했다. 김지은씨는 이날 오후 별도 입장문을 통해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씨의 태도를 봤다"며 "김건희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며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씨의 반발 등 논란이 고조되자 윤 후보 측 이수정 선대위 여성본부 고문은 이날 오후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 고문은 페이스북에서 "녹취록 파동이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님께 끼쳤을 심적 고통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위 여성본부 고문으로서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한다"며 "'줄리설'로 인한 여성비하적 인격말살로 후보자 부인 스스로도 오랫동안 고통 받아왔었음에도 성폭력 피해 당사자이신 김지은님의 고통에 대해서는 막상 세심한 배려를 드리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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