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어업농업자연보호부(AFCD) 요원들이 코즈웨이 베이의 애완동물 가게에서 햄스터를 옮기는 모습. SCMP 캡처 홍콩 정부가 코로나19를 사람에게 전염시킨 것으로 의심되는 햄스터 2천 마리를 안락사시키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정부는 18일 홍콩 시내 애완동물 가게가 판매 등을 위해 보관하고 있던 햄스터 2천 마리를 안락사시키기로 하고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코로나19 지역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은 홍콩에서 애완동물 가게 점원이 코로나19 델타변이에 감염되고 이 점원과 접촉한 시민 2명도 추가로 감염된데 따른 조치다.
홍콩 당국은 가게 점원의 감염원이 불분명한 반면 가게에 있던 햄스터들로부터 채취한 샘플 11개에서 코로나19 양성 반등이 나오자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
홍콩 보건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애완동물이 인간에게 코로나19를 전파시킬 수 있다는 증거는 없었다"면서도 "신중을 기하기 위해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모든 감염 경로에 대한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즈웨이 베이의 애완동물 가게에 있는 햄스터. SCMP 캡처햄스터 안락사 방침이 알려지자 홍콩 동물학대방지협회는 성명을 내고 충격과 우려를 표한다며 동물복지와 인간-동물 간 유대를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비판했다.
홍콩의 저명한 수의학자인 니콜라우스 오스테리더 홍콩시립대 교수는 이번 조치가 매우 가혹하다며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대량으로 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시민은 정부가 햄스터를 안락사시키겠다고 발표했을 때 소름이 돋았다며 코로나19가 애완용 개나 고양이에게서 나왔다면 이같은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만 1천 명 이상의 시민들이 코로나19를 사람에게 감염시켰을 수 있다는 이유로 햄스터를 안락사시키기로 한 결정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