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실종자 대책위원회 제공"이 곳 어딘가에 우리 가족이 있을텐데."
소방당국의 안내로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을 직접 둘러본 실종자 가족들은 20일 참담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날 실종자 가족 대표단 3명은 1시간 정도 붕괴된 아파트 건물 내부로 들어가 수색 상황과 현장 상태를 참관했다.
가족들은 이날 지상 23층부터 38층까지 16개 층에 걸쳐 붕괴가 진행된 건물 내부를 살펴봤다.
가족들은 "정말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족들은 "기울어진 타워크레인만 해체하면 구조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직접 현장을 살펴보니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어 "가족들에게는 엄청나게 긴 시간이 될 것 같다"면서 "현장 구조대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다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장 상황은 가족들이 찍어온 사진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번 붕괴로 인해 건물 곳곳이 낭떠러지로 변했다. 콘크리트 잔해물은 옹벽 끝에 불안하게 매달려 있기도 했다.
마치 폭탄을 맞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실종자 대책위원회 제공가족들은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가족들이 수색 방식 변경안을 논의해 구조당국에 먼저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현재 역량만으로는 단기간에 실종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 중앙 정부에서 국가적 역량을 투입해줬으면 한다"면서 "수색이 길어지면 가족뿐만 아니라 붕괴 현장 주변 상인 등 다른 이들의 고통도 커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고생하는 구조대의 고층부 내부 수색 상황도 전했다. 구조대는 손을 이어 잡거나 밧줄을 몸에 묶고 낭떠러지에 접근해 콘크리트 잔해 제거 작업을 하고 있었다.
가족들은 "구조대원들의 헌신적인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건설 현장을 위한 새로운 안전 지침도 제안했다.
가족들은 "이번에 실종된 이들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실내 설비 공사를 하고 있었다는 점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면서 "붕괴 당시 추락과 대피라는 생사를 가른 물리적 거리가 겨우 몇 걸음에 불과했던 만큼 여러 상황을 가정한 위기 대처 훈련을 건설 현장에서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