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은 전날 TV토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RE100' 용어를 모른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회의에서 윤 후보를 겨냥해 "기후환경 분야, 안보 분야에서 인식 수준이 한심했다"며 "RE100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고 평가했다. RE100은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로 대체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을 뜻한다.
윤 대표는 "전 세계적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생각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해 충격을 더했다"며 "윤 후보가 위기를 더 위기로 만들 수밖에 없는 준비 안 된 후보라는 것이 더 뚜렷해졌다"고 비판했다. "속성 과외도 소용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국민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깊이 공감하면서 부동산과 외교, 안보, 일자리 등의 문제점과 구체적인 정책 방향까지 제시했다"면서도 "윤 후보는 정책토론은 안중에 두지 않고 시작부터 자유토론까지 새로울 것 없는 대장동 네거티브에 집중할 뿐이었다"고 비교했다.
이어 "(윤 후보는) EU택소노미(Taxonomy·녹색분류체계)도 모르면서 원전으로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했다"며 "지난 설 연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배치 공약으로 충청권의 분노를 사더니 명절 선물로 전국에 원전과 핵폐기장을 뿌리겠다는 게 아닌지 의문"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선대위원장(가운데)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최소한의 기본지식도 갖추지 못한 채 허둥대는 윤 후보의 모습에 많은 국민이 실망했다"며 "엄중한 시기에 국가의 미래를 맡기기에는 너무도 불안한, 함량 미달의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EU택소노미'나 'RE100'은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낯선 주제일 수 있지만 대통령 후보의 경우는 다르다"며 "당면한 문제에 해법을 내놓기는커녕 '그게 뭐냐'고 되묻는 윤 후보는 단순히 지식이 모자란 사람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된 경제 현안에 무관심한 후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글, 애플, 나이키, 우리나라의 LG, SK 같은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어 이미 현실이 됐고 우리가 동참하지 않을 경우 디스플레이 분야 수출액이 40%나 감소한다는 분석도 있다"며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기업이 마주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선대위 박영선 디지털대전환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SNS에 '대선주자 토론을 보고'라는 글을 게시해 비판에 가세했다.
박 위원장은 "윤 후보의 답변은 탄소중립 이슈에 대한 고민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환경 국제 캠페인으로 시작한 'RE100'이 지금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후보가 이 말 자체를 모른다는 것은 참 난감한 일이고 미래가 걱정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RE100 가입 기업은 2021년 1월 말 기준 미국51개, 유럽77개에 이어 아시아 기업24개 등 총 284 곳으로 주로 내노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라며 "애플, 구글 등 30개 기업은 2018년기준 이미 RE100의 재생에너지 목표 100%를 달성했고 95%이상 달성한 기업도 45개"라고 설명했다.
BMW는 2018년 LG화학에 부품 납품 전제조건으로 RE100을 요구하면서 계약이 무산되기도 했고 애플은 2020년 반도체 납품물량을 놓고 SK하이닉스에 RE100을 맞출 것을 요구했다고도 전했다.
방송 3사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토론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이와 함께 민주당은 윤 후보가 토론에서 국내 안보 상황을 격투기에 비유한 것을 두고 "인식 수준이 얕다"고도 비판했다.
민주당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한민국 안보문제는 언제라도 리셋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다"라며 "국가안보는 한 국가의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을 토대로 국제관계를 살펴 최선의 국익을 도출해내는 고도의 지적역량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TV토론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사드 추가배치'를 주장한 윤 후보에게 "북한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으로 측면을 공격하면 방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자, 윤 후보가 "격투기 싸움을 할 때 측면으로 옆구리도, 다리도, 복부도 치고 또 머리도 공격하면 다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어체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반박한 것에 대한 논평이다.
박 대변인은 "'안보팔이'에만 몰두하며 안보를 가볍게 바라보는 윤 후보에게 엄중한 안보상황을 헤쳐나갈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국가안보 문제는 한번 결정하면 물리거나 번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