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본인 리스크'가 구둣발 사진으로 다시 소환됐다.
당 차원에서 후보의 실언을 막기 위해 여러 장치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최근 윤 후보의 발언이 다시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최근엔 기차 좌석에 구두를 신은 채 발까지 올려 뭇매를 맞고 있다. 당내에선 "국민 정서를 건드리는 사진 한장의 파급력이 공약 10개보다 훨씬 파급력이 세다"며 "이 것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져도 할 말이 없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尹 구둣발 사진 하나에…당내서도 "허탈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기차 좌석에 구둣발을 올린 윤 후보를 두고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14일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논란은 이제 시작"이라며 "뭐라 할 수 없는 후보의 전적인 잘못"이라고 말했다.앞서 윤 후보는 당이 선거운동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의 협조를 구해 빌렸던 기차, 이른바 '열정 열차'의 행사가 있던 지난 12일, 당 관계자들만 있던 1호실에서 구두를 신은 채 맞은편 좌석에 발을 올렸다. 사진은 이상일 상근보좌역이 자신의 SNS에 "열정열차는 대히트작"이라는 글과 함께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구둣발 사진이 보도된 직후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입장이라며 "장시간 이동으로 인해 가벼운 다리 경련으로 참모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다리를 올렸다. 유감으로 생각한다"라고 수습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도 "다리에 경련이 온 후보가 잠시 다리를 올린 것. 전후사정 관계없이 잘못된 일"이라며 "자체적으로 깔끔하게 청소하고 반납했다"라고 진화에 동참했다.
정작 문제가 되고 있는 구두를 신은 채 발을 올린 점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윤 후보는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선 "그런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유의하겠다"라고만 했을 뿐 사과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구둣발 논란의 본질은 공공질서의 기본을 무시한 특권과 예의 없음"이라며 "잘못했으면 깨끗하게 사과하면 될 일인데 윤 후보는 절대 사과하지 않는다. '개 사과' 때와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비판도 뜨겁다. 당이 몇 달에 걸쳐 야심 차게 준비한 '열정열차' 행사가 구둣발 이슈에 덮이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교양 없음이 밖으로 드러난 것이라 지지율이 떨어져도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함께 사진에 찍힌 보좌진들을 비롯해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던 참모들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당장 김웅 의원부터
"다리 내리라고 말할 수 없으면 수행을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사진을 올린 이상일 상근보좌역에 대해서도 한 관계자는
"자기 정치한다고 사진을 올린 것 아니겠는가? 그런 사람이 너무 많다"라며
"후보 잘못이 분명하지만, 많은 사람이 피땀 흘려서 준비한 행사가 구둣발 이야기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실언 막기 총력전했는데…다시 거칠어진 尹의 입
최근 다시 거칠어진 윤 후보의 입도 변수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 거기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했고, '적폐 청산 수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해야죠"라고 답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곧장 반발했고,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입장이 과반을 넘었다. 서던포스트가 CBS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성인 1015명에게 물었더니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50.2%에 달했다. 적절했다는 응답은 43.6%였다. 지지율 역시 직전 조사(4~5일)와 비교해 윤 후보는 1.3%p 하락했고, 이 후보는 3.3%p 상승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선거 국면에서 따지자면 굳이 할 필요 없던 말"이란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선대위총괄위원장도
"그런 얘기는 후보로서 안 했으면 좋을 뻔했다. 그땐(검찰총장 재직 때) 이 정부의 적폐를 몰랐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둣발 논란을 일으켰던 열정열차 행사에선 "진실을 왜곡한 기사 하나로 언론사 전체가 파산하게 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면, 공정성 문제는 (언론을) 자유롭게 풀어놔도 전혀 문제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12일 오전 전주역에서 '열정열차'에 탑승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 후보는 전날에도 "법관이 주재하는 사법 절차에 따라서만 언론 관련된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이날은 "언론 자유를 제한하거나 책임을 물을 땐 판사에 의해 이뤄져야지 정치 권력은 안 된다"라고 말하며
사법 시스템에 따른 강력한 언론 손해배상 제도를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과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와 배치되는 발언이란 지적이 나왔다.
윤 후보가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누는 문답 시간을 줄이고, 각종 공약 영상 등에도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전면에 나서는 등 '1일 1망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국민의힘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실언 등 윤 후보 본인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선거에선 후보가 말을 최대한 줄여야 리스크도 줄어든다"라고 설명했다.
(언급된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