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바이러스 전파율은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위중증화 비율을 낮춘다"
카이스트와 기초과학연구원 소속 수학자와 의학자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수학모델 연구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사태가 3년째 계속되는 가운데 '바이러스 전파율이 변화하면 코로나19 토착화 과정에서 어떤 일어날까'라는 의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을 수학모델에 적용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채택하고, 돌파감염 뒤 회복되면 면역반응이 증강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감염시키는 환자의 수)가 두 배 높아졌을 때 확진자는 두 배 가량 증가하지만 위중증환자는 오히려 20~30% 감소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당초 감염재생산지수가 높아질 경우 확진자와 위중증환자가 동시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위중증은 감소했다는 점에서 뜻밖의 발견이었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이처럼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면서 확진자는 증가하지만 위중증환자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는 코로나19가 경증 호흡기질환으로 토착화하는 과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높으면 위중증환자는 감소한다. 카이스트 제공여기서 바이러스의 전파율이 높아지는 상황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나 오미크론과 같은 전파력이 강한 변이바이러스의 출현 등을 상정할 수 있다.
변수가 있다.
연구팀은 확진자의 나이나 기저질환 유무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위중증률은 수학모델에 고려하지 않았다. 따라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 결과를 적용하는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 이번 연구는 오미크론이 발생하기 전에 시작됐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수는 수학모델에 포함하지 않았다. 오미크론 자체의 낮은 위중증 성질은 배제하고 바이러스의 높은 전파율이 일으키는 결과만 예측한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말 이같은 연구결과를 확인했고 아직 논문 심사 중이지만 방역정책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논문 발표 전 미리 공개하기로 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는 "확진자 수가 아니라 위중증환자 위주로 방역정책을 해야 한다는 것이 논문의 핵심이다"며 "거리두기 완화를 할 때 이번 연구가 고려요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면 일시적으로 환자 수가 급증하고 의료체계가 붕괴할 수 있기 때문에 백신접종이 인구의 80% 이상 충분히 이루어지고 중환자 관리 의료체계가 갖춰진 뒤 방역정책 완화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