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는 16일 오전(현지시간) 크림반도에서 훈련을 마친 러시아군 부대들이 원주둔지로 복귀하고 있다고 밝혔다. 훈련 뒤 철수하는 러시아 서부군관구 소속 전차부대. 러시아 국방부 제공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훈련중이던 병력이 복귀중이라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표는 거짓이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16일(현지시간) 저녁 익명으로 기자 브리핑을 열고 "어제 우크라이나 접경지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했다는 러시아 정부의 발표는 미국과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병력을 7천명 늘렸다고 덧붙였다.
짐 호켄헐 영국 국방정보국장도 이날 성명에서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인근에 군사력을 계속 증강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병력 철수 주장에 대한 양국의 이 같은 평가를 전하면서 "이 말이 맞다면 러시아가 이번 사태에 대한 외교적 해결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지난 48시간 동안의 희망이 시기상조였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된 러시아군 병력 규모도 당초 관측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전했다.
미크 마란 에스토니아 외교정보국(FIA) 국장의 평가를 토대로 15만명~17만명의 병력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러시아는 이날 서방 정부로부터 병력 철수에 대한 의심이 일자 병력이 '이동중'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확인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북쪽 국가인 벨라루스에 머물고 있는 러시의 병력의 경우는 20일 연합훈련이 종료되므로 다음 주에는 확인이 가능할 것이며,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에서 훈련중인 군은 철도를 이용해 원대복귀중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러시아가 병력 이동이 사실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확인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푸틴의 거짓말'로 몰아가고 있는 것 또한 미국의 심리전의 일환일 수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