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청 관계자들이 유흥업소에 대한 방역수칙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천안시 제공11년째 충남 천안시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같은 불경기는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영업시간과 인원수를 제한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고 야채 등 물가도 오르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A씨는 "오미크론변이로 인해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손님이 더욱 줄어들었다"며 "물가도 기본적으로 20~30% 올라 2명의 아르바이트생도 그만두게 하고 아내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확진돼도 중증으로 가지 않는다면 같은 공간에 4명이 먹든 10명이 먹든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어차피 같은 공간에서 밥을 먹게 되면 감염될 수 있는 만큼 인원수와 시간제한은 이제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 천안시가 백신3차 접종 대상자에 한해 영업시간을 자정까지 늘려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오미크론의 특성상 중증 등으로 이어지거나 사망률이 델타변이보다 떨어지는 만큼 더 이상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모른 채 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17일 오전 코로나19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지난 2년간 생계가 위협받는 시간에도 묵묵히 버텨온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며 "정부는 3차 백신접종자를 대상으로 영업시간을 24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사적모임 제한을 현행 6명에서 8명으로 늘리고 영업시간 제한도 오후 9시에서 10시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18일 새로운 거리두기 방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천안시는 인원수는 정부 방침대로 가되 시간제한을 자정까지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업시간 확대 촉구는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기존 변이와는 달리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정부의 방역 정책의 방향 변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천안의 경우 4차유행 이전인 지난해 6월 30일까지 1386명의 확진자 가운데 7명이 사망해 사망률은 0.51%였다. 델타변이가 유행하던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6102명의 확진자 가운데 83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1.36%의 사망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확진자는 1만 1827명으로 급증했지만 사망자는 4명(0.033%)으로 급감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이 17일 코로나19 긴급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천안시 제공박 시장은 "21일부터 새로운 방역지침이 시행되지만 만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일부 단계적 완화가 시행되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특성을 반영해 고위험군 위주의 민간의료기관으로의 원스톱 대응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오미크론 변이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왔던 방역모델로는 대응하기 어렵고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정부는 3차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영업시간을 확대하고 소상공인들의 회복을 위해 제도적 재정적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안시는 감염병 예방과 관리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중대본에 질의를 거쳐 충남도 감염병 관련 부서에 방역조치 행정명령 변경을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