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확진 5~6일 지나서야 병원 연락 와…치료 적기 놓칠까 우려"

보건/의료

    "확진 5~6일 지나서야 병원 연락 와…치료 적기 놓칠까 우려"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코로나 재택치료센터 가보니
    차 마실 시간도 없이 바빠…하루 평균 40건 상담·진료
    확진 2~6일 지나 넘어오는 환자도…"보건소 행정지원 필요"

    연합뉴스연합뉴스
    "최근에 코로나 확진 환자가 많아지면서 보건소에 등록이 굉장히 늦어지고 있습니다. 확진되고 나서 2~3일 후에, 심지어 5~6일 차에 등록이 돼 오는 분도 있어요. 그 동안에 환자가 증상이 있는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가 없고 또 경구 치료제도 효과가 가장 큰 시기가 지나서 지급되는 게 안타깝죠."

    17일 오후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코로나19 재택치료 건강모니터링센터'(이하 센터)를 찾은 취재진들에게 김덕원 진료부장은 이같이 안타까움을 표했다. 오미크론 대유행과 함께 확진자가 급증하며 보건소 환자 등록조차 밀리는 경우가 잦아 의료기관에서의 치료와 관리의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차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어"…안내부터 진료까지 24시간 풀 가동


    의사 9명, 간호사 48명이 근무하는 이 센터는 문을 연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비대면 진료 195건을 포함해 모두 322건의 원격 상담이 이뤄졌다. 하루 평균 40건 정도 전화가 오는 셈으로 통상 환자 한 명당 통화 시간이 15분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쉴 새 없이 상담 또는 진료가 이뤄지는 셈이다.

    취재진이 센터를 찾은 이날 오후도 온종일 전화벨이 울렸다. '일반관리군' 재택환자를 담당하는 이모 간호사는 "보통 3교대를 하고 있는데 정말 출근하자마자 간단한 인계를 마치고 차 한 잔 마실 때도 없이 오자마자 전화를 받고 있다"며 "밥 먹을 때 잠깐 쉬는 것 말고는 잠시의 '짬'도 없이 계속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진료·상담 외에 초기 안내까지 센터가 맡기도 해 업무 부담은 더 늘었다. 확진 판정 후 환자들에 대한 기초적인 안내는 통상 지자체 보건소가 담당하지만 최근 환자 급증에 곧바로 안내가 이뤄지지 않자 불안한 환자들이 곧바로 센터로 전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간호사는 "환자 분들이 밤이나 아침 일찍 확진되면 저희한테 바로 연락해 '보건소에서 아무 연락도 받은 게 없는데 조치가 없겠냐'고 한다"며 "그러면 저희는 환자가 너무 폭증해서 보건소에서 개별 전화 응대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한 후 '건강 상 문제가 있으면 의사 선생님 진료를 연결해드리겠다'고 설명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5~6일 지나 연락오는 환자도…"보건소 환자 등록 빨리 이뤄져야"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업무에도 더 큰 걱정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는 환자들이다. 먼저 전화라도 걸어온 환자는 낫지만 확진 후 2~3일 늦게는 5~6일이 지나서야 환자 등록이 돼 이곳 센터로 넘어오는 이들도 수두룩하다는 게 의료진들의 말이다.

    김덕원 의료부장은 "코로나 환자가 확진될 즈음이 가장 증상이 심하다. 그래서 그때 치료가 필요할 때인데 확진 환자가 많아지며 보건소 등록이 굉장히 늦어지고 있다"며 "보건소에서 좀 더 행정 지원이 있어서 조기에 환자 등록을 해 치료가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비대면 진료의 한계도 언급했다. 눈으로 보지 않아 정확한 문진을 하지 못해 기저질환 여부가 누락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김 부장은 "재택 환자 중 중증 환자와 일반 환자를 나이와 기저질환으로 나누는데 나이는 쉽게 알 수 있지만 기저질환은 그렇지 않다"며 "실제로 중증 환자로 넘어가야 하는데 누락돼서 이런 분들이 외래센터로 와 치료를 받고서야 폐렴 등이 발견돼 입원을 권유받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고령층 등 이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복잡한 치료 체계 속에서 배제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 부장은 "고령층과 장애인들은 이곳에 오려면 자차나 방역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이 있어 건강이 많이 안 좋을 때가 될 때까지 참는 경우가 많다"며 "독거노인은 약을 배달받기까지 어려움이 많다고 듣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효율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폐렴 증상이 제일 중요해"…숨 가쁜 동네병원, 환자 폭증 우려도

    센터 못지 않게 동네 의원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 중구 약수동에 있는 보아스 이비인후과도 PCR검사부터 진료까지 하루 온종일 업무에 바쁜 모습이었다. 이 병원 오재국 원장은 며칠 연속 점심시간도 없이 재택 환자를 위한 비대면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에만 비대면 환자 20여명의 목록을 체크하며 전화를 돌렸다.

    가장 먼저 안내하는 것은 '폐렴 증상 여부'다. 오 원장은 환자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폐렴으로 가는 걸 막으면 된다. 그래서 폐렴 증상을 기억해야 하는데 호흡 곤란이 오고 그 다음 기침 가래나 흉통이 있는 경우다"며 "이런 경우 대면진료가 가능하니 문자로 안내한 기관에 가셔도 된다. 증상이 있으면 언제든 먼저 전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진료를 한 환자들은 대부분 증상이 경미했지만, 현재처럼 재택치료 시스템이 과도기인 상황에서 응급상황이 생기면 빠른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 원장은 "전화 진료가 대면 진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직원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의사가 대면 진료를 보면서 일일이 전화도 해야 한다"며 "동선과 시스템 등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장과 직원 2~3명 있는 개인 병원에서 대면·비대면 진료를 병행하기 쉽지 않다. 사실 일부 직원들이 사표를 낸 상황에 환자 폭증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두 불안감 속에 일하고 있다"고도 토로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