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이기일 제1통제관이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중대본 제공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영유아 확진자들이 잇따라 숨지는 등 감염 취약층에 대한 부실관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접종률이 저조한
임신부 확진자들은 음압 분만병상을 찾지 못해 보건소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부는 이에
소아·임신부 환자들의 응급이송을 위한 '핫라인'을 구축하는 한편 소아·분만·투석 등 특수병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5일
소아·산모 확진자의 경우 특화된 치료 역량을 갖춘 의료기관 이용이 중요한 점을 고려해 이들을 특수병상이 있는 병원으로 즉시 이송토록 하기로 했다. 입원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별도의 병상배정 없이 곧바로 입원할 수 있도록 절차도 개선한다.
당국은 이를 위해
119 구급대와 입원 병동, 관할 지자체·중앙 사이 특수 응급환자 이송 및 입원을 위한 핫라인을 설치한다.
앞서 경북 예천에서는 코로나19에 확진된 A(7)양이 22일 대구 칠곡 경북대병원에서 치료 도중 숨졌다. A양은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치료에 들어갔지만, 이틀 뒤부터 가슴 통증과 복통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인은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급성심근염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날 생후 4개월 된 B군도 수원시 권선구에서 사망했다. 지난 17일 확진된 B군은 닷새 만인 22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초 60세 이상 고령층 등 집중관리군만을 대상으로 주기적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재택치료 체계 개편 이후 이같은 사례가 이어지면서 부모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코로나에 걸린 임신부가 분만이 임박한 상황에서 병상을 찾지 못해 보건소에서 출산을 한 일도 보고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정부는 아울러
면역력이 약한 소아·분만·투석 환자 관련 진료 인프라를 확보할 계획이다.
기존의 음압 병상을 24시간 가동하는 등 최대한 활용하되
확진자가 더 늘 경우를 대비해 일반 병상에서도 투석·분만·응급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각 지자체는 병상 동원 또는 지정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현재 864병상인 소아 병상을 1059병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증환자는 중증소아진료의료기관 18곳에서 진료를 받도록 한다.
재택치료 중인 소아를 담당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야간 상담을 맡고 있는 소아상담센터, 대면외래진료센터(아동병원) 등을 주축으로 소아들이 외래 진료를 원활히 받을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한다. 응급 시 이송되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거점 소아의료기관 등이 유기적으로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 또한 추진한다.
전국적으로 총 95병상이 있는 분만병상은 252개로 확대한다. 현재 분만병상은 소아병상과 유사하게
절반 이상(56.8%·54병상)이 수도권에 몰려있는 상태다.
정부는 환자 수용역량이 높은 '거점 분만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분만 환자를 진료·관리하되 권역별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분만 병상이 1개뿐인 강원 지역, 호남(5병상)·제주(3병상)·충청권(6병상)은 국립대병원 등에 인프라 확보를 추진한다.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을 위한 병상도 347개에서 향후 597개까지 늘린다. 장기적인 투석 외래진료를 받을 수 있게끔 의원급 의료기관도 활용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의원급 병원을 통해 특정요일(하루 최대 3회)에 확진자 외래 투석전담센터 지정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주 42명의 투석 환자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코로나 응급환자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응급의료 대응체계도 마련된다.
구체적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의 중앙응급의료센터(상황실)이 '컨트롤 타워' 기능을 맡아 응급상황을 전담 관리하고, 119 구급대와 이송가능 병원을 빠르게 연계·조정한다.
각 권역별로
종합병원급 거점전담병원에는 코로나 환자 응급상황만을 대응하는 '코로나 전담 응급의료센터'를 이달 말 10곳으로 확충한다. 이날부터 4개소가 먼저 운영을 시작한다.
또 확진된 응급환자가 격리병상을 우선 이용할 수 있도록 의심환자는 별도로 구분된 '코호트 격리구역'에서 진료한다.
119 구급대원은 코로나 응급환자가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고 이송될 수 있도록
응급의료자원정보를 지역119 구급상황센터 등에 공유한다.
예비구급차와 소방청 상황실·이송인력도 각각 137대, 932명을 확충하기로 했다.
중대본 이기일 제1통제관은 "앞으로는 코로나 환자들의 응급상황과 분만·소아, 특수환자 진료에 공백이 없도록 의료대응을 철저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비(非)응급 환자가 심야에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는 외래진료센터도 확대한다. 중대본은 거점전담병원 내 '24시간 외래진료센터'를 20곳에서 3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