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6일 경기 고양시 일산문화공원에서 '고양의 수도권 서북부 경제 중심지 도약을 위해!' 고양 집중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중도층 표심 잡기 행보로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 반등세를 이끌어낸 더불어민주당이 대선까지 남은 일주일도 이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선거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부터 국민 통합 정부 제안의 답을 기다리는 동시에,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할 방안 모색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D-9까지 이어진 초박빙세…오차범위 밖 李 우세 여론조사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27일에 이어 28일 발표된 여론 조사들도 이 후보와 국민의힘 윤 후보가 초박빙 판세를 이어갔다.
윤 후보가 이 후보에 오차 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서는 여론조사들이 다수인 가운데 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윤 후보에 오차범위 밖 우세로 앞선다는 결과도 나왔다.
TBS의 의뢰로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43.8%를 얻어 36.1%에 그친 윤 후보에 7.7%p차로 앞섰다.(자세한 여론조사 사항은 KSOI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해당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열세인 것으로 알려진 서울에서 43.5%를 얻어 34.8%인 윤 후보에 앞섰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40.1%의 지지율로 42.7%인 윤 후보와 박빙 판세를 보이는 등 기존 조사들과 다소 결이 다른 결과가 담겼다.
샘플 규모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수치라는 점에서 민주당 선대위는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선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동안 지지율이 윤 후보에 일정 수준 뒤지면서 막판 반등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제는 다시 해볼 만한 싸움이 됐다"며 "정말 말 그대로 남은 일주일이 가장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종인 이어 안철수까지 이미 다 던진 중도 카드…기대할 효과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이 후보와 민주당은 지난 주말 중도 표심 확보를 위해 던질 수 있는 카드를 다 던졌다.
국민의힘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 후보가 직접 찾아가 국가비전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하면서 협력을 구했다.
TV토론회에서 정치개혁안에 대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의원총회 의결을 요구하자, 민주당은 선거 중임에도 27일 밤 의원총회를 열어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연동형비례대표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대선 결선투표 등을 골자로 하는 정치개혁안 추진을 당론으로 의결했다.
민주당에서 선거 승리를 위해 포섭해야 할 가장 중요한 중도 또는 보수 성향의 인사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공을 들이면서 이른바 '반(反)윤석열 연대' 구축에 주력한 것이다.
이들 인사가 이 후보의 손을 잡아줄지는 미지수다.
김 전 위원장은 개헌 등에 있어 이 후보가 적극 나서는 등 진정성을 보인다면 도와줄 수 있다고 했지만 선거를 9일 남긴 시점까지 별다른 확답을 보내지 않고 있다.
안 후보도 민주당의 정치개혁 당론 채택에 대해 "선거 열흘 전에 그렇게 급하게 통과시켰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진정성에 대해서 제가 판단할 수가 없다"며 "선거가 끝난 후 승패에 관계없이 다수당이니까 제대로 실행에 옮기길 바란다. 그랬을 때 온국민이 진정성 느낄 것"이라고 긍정도 부정도 아닌 평가를 내렸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이 아닌 민주당에 호의를 베풀 가능성이 있다는 수준의 발언을 했고, 안 후보가 윤 후보와 단일화 대신 독자 완주를 선택할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유리한 상황을 펼쳤다는 것이 민주당 내의 주된 분석이다.
이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선거제도라는 '게임의 룰'도 결국 야당과의 협상에 의해 논의가 이뤄질 텐데 우리의 의지를 확실히 보여줬다"며 "이 후보는 당선이 되면 이러한 약속들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층 결집으로 줄어드는 부동층…'실수' 적어야 이긴다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여론조사상 모름, 무응답 등 부동층의 응답 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의 비율은 모두 한자리 수 중반대 퍼센티지에 머물렀다.
그간 지지 후보의 행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소극적이었던 지지층도,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았던 유권자도 점차 뽑을 후보를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결집한 지지층을 실망시키지 않고, 동시에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 표심을 얻기 위해서는 결국 실수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2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문화공원에서 열린 '고양의 수도권 서북부 경제 중심지 도약을 위해!' 고양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을 가장 많이 언급하고, 이 후보를 부패한 후보로 규정하는 등 정권교체를 위해 연일 강공 위주로 연설에 나서고 있는 윤 후보와 달리, 이 후보는 경제 활성화, 유능함, 통합 등 긍정적인 내용을 메시지의 중점으로 삼고 있다. 그만큼 자칫 감정에 휩싸이거나, 거만하게 보이거나, 객관적인 내용을 잘못 말하는 등의 실수를 할 경우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이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는 캠프 차원에서 네거티브를 펼쳐서 윤 후보의 허점을 들춰내더라도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한 점, 한 점씩 중도층의 표를 얻어오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제는 정말 실수하지 않고, 안정감을 보여주면서 국민들께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할 유능한 대통령감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