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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안 했는데, "이미 했다" 실랑이도…사전투표 논란 여진

사건/사고

    투표 안 했는데, "이미 했다" 실랑이도…사전투표 논란 여진

    코로나19 확진자 투표용지 안내원에 전달, 투표함에 대신 넣어 논란
    확진 유권자 "내 표를 내가 못보는 곳에서 안내원이 넣나"
    투표 안 했는데… "아침에 투표하셨죠?" 전산 오류도

    5일 오후 고양시 덕양구 삼송1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 투표하러 온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5일 오후 고양시 덕양구 삼송1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 투표하러 온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코로나19 확진자 사전투표의 선거관리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미 문제를 제기한 측은 "내 표를 내가 직접 투표함에 넣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의 사례는 아니지만, 사전 선거 투표자 중 이미 투표한 것으로 분류돼 항의한 끝에 투표를 마친 경우도 새롭게 발견됐다.

    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사전투표에 참여한 코로나19 확진 유권자들은 미흡한 선거관리 과정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전날 성남 수정구의 한 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사전투표에 참여한 이모(31)씨는 "투표를 마쳤음에도 찜찜한 마음에 쉽게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오후 5시로 예정된 확진자 사전투표 시작 시간에 맞춰 줄을 섰으나 1시간 가량을 더 기다린 뒤에야 투표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여기는 코로나 확진자들이 투표를 하는 것인데, 환자들을 추운 날씨에 1시간 넘게 밖에 기다리게 하면서 절차에 대한 안내도 없었다"며 "10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20여명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너무 추워서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확진자 사전투표 과정에서 '직접 투표' 원칙이 어긋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확진자 사전투표는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를 한 뒤 선거관리 안내원에게 전달하면, 안내원이 투표함에 대신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씨는 "투표용지를 유권자가 직접 투표함에 넣지도 못하고 관계자들이 가져가서 넣는다고 한다"며 "우리가 직접 볼 수 있는 곳에서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씨가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는 함께 줄을 선 확진 유권자들도 선관위 관계자를 향해 "우리 표를 직접 넣지도 못하는 것이 맞느냐"고 따지는 모습이 담겼다.

    서울 광진구 구의3동 주민센터 투표소를 찾은 확진자 이혜승(28)씨도 이같은 불만을 드러냈다. 이씨 역시 투표용지를 직접 투표함에 넣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안내에 따라 기표소 앞에 놓인 봉투에 넣으려 했으나, 그 안에는 이미 다른 투표용지가 있었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씨는 "봉투를 다시 받아서 제출했는데 사무원이 그걸 그냥 들고 서 있었다"며 "봉투가 10개씩 모이면 본인이 직접 투표함에 넣는 시스템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선거관리 과정에서 허술함이 보이자 확진 유권자들은 선거에 대한 신뢰에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씨는 "제 표를 사무원이 받아서 빼돌리거나 교체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며 "이렇게 대선이 끝난다면 그 결과를 공정하다고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사전투표 과정에서 투표소 측의 기기 오류로 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가 이미 투표를 한 것으로 나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주민센터 야외에 차려진 확진자용 기표소에서 한 확진자가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연합뉴스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주민센터 야외에 차려진 확진자용 기표소에서 한 확진자가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전날 고양 덕양구 행주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 70대 박모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박씨가 투표를 하려고 선거관리 안내원에게 신분증을 제시하자, "아침에 투표한 것 아니냐"는 물음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박씨는 "투표한 사실이 없다. 다시 확인해달라"며 10여분 동안 안내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후 안내원은 "전산오류로 이미 투표한 것으로 나왔다"며 투표용지를 재발급한 끝에 박씨는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전산 오류'에 대해 해당 지역 사전투표관리 관계자는 "당시 통신애러가 발생해서 선관위에 보고 후 다시 발급했다. 자주 벌어지는 일이 아니고, 처음 겪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선관위는 "중앙선관위에서 시·도 위원회 실무자들 의견을 한 번 더 들어 수렴했고, (확진자·격리자 투표 관련) 2안을 만들어서 내일 10시 긴급위원회를 소집했다"며 "3월 9일은 한 치 오차도 없이, 차질 없이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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