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응봉산 일대가 산불로 인한 연기로 뒤덮였다. 경북소방본부 제공'울진·삼척 대형 산불'이 발생 8일째를 맞았지만 응봉산 주불 진화에는 또 다시 실패했다.
피해면적은 역대 2번째로 2만ha를 넘긴 가운데 진화율은 이날 오전과 같은 80%에 머물고 있는데다 금강송 군락지 피해도 이어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11일 오후 가진 현장브리핑에서 "응봉산 주변의 불길이 매우 거세 주불 진화를 하지 못했다"며 "오늘 밤에는 추가 확산을 차단하고 내일 다시 주불 진화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응봉산에 지상 진화 인력을 투입하기에는 현재 불길이 너무 거세고 산세도 매우 험해 어려움이 많다"면서 "전체 화선(불줄기)은 68km이고 현재 남아 있는 화선은 6.7km로, 진화율은 오전과 같은 80% 선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울진·삼척 대형 산불' 피해면적은 2만 211ha로 늘었다.
이는 지난 2000년 강원도 동해안 5개 시군에서 발생한 동해안 산불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2만ha를 넘어선 수치다.
또 시설물피해는 주택 348채를 비롯해 모두 729곳으로 증가했다.
공중진화대 산불진화 모습. 산림청 제공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소광리 산불은 하루 종일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다 이날 하루에만 수십ha를 더 태운 뒤 현재는 대부분 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땅에 불이 남아 있는 지중화 현상으로 인해 불이 재발할 우려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3중 방어대책을 마련했다.
3중 방어대책은 특수진화대와 특전사, 해병대로 구성된 1차 방어선과 소방차 81대로 임도를 지키는 2차 방어선, 그리고 밤에도 비행을 할 수 있는 수리온헬기의 3차 방어선이다.
수리온헬기는 야간에도 2500ℓ의 물을 싣고 진화작업에 나설 수 있어 소광리 불길이 확산할 경우 긴급히 투입할 방침이다.
산림당국은 오는 12일 응봉산 주불 진화를 목표로 불길이 잡히면 전문적 훈련을 받은 공중진화대와 특수진화대를 투입해 잔불 정리에 나설 계획이다.
최 청장은 "응봉산과 소광리 지역은 돌산이어서 산불로 뜨겁게 달궈진 돌을 식히고 불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반 산에 비해 3배 정도의 물을 쏟아 부어야 한다"며 "가급적 주말 안에 주불을 진화한 뒤 전문진화인력을 투입해 잔불을 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