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윤창원 기자·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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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어떻게 생각하세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법 공약 핵심인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를 두고 또다시 신구 권력이 충돌하는 양상입니다.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은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보장'을, 반대하는 입장은 '검찰의 민주적 통제와 시기상조'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수사지휘권이란 검찰청법 제8조에 근거,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지휘·감독 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법무부 장관이 특정 사건에 대해 검찰 수사를 지휘·중단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합니다.
이 제도는 1949년 제정된 이후 총 4차례 발동됐는데, 그중 2차례를 현 정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차례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행사했습니다. 특히 추 전 장관 당시엔 이로 인해 검찰총장이던 윤 당선인과 극심한 갈등으로 발전하기까지 했습니다.
국회사진취재단·이한형 기자우선 제도 폐지에 찬성하는 쪽에선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보장'을 이유로 삼습니다. 윤 당선인 측과 대검찰청이 이같은 입장을 보이는 양상인데요.
윤 당선인은 지난 24일 "이 정부에서 검찰개혁을 검찰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 한 건데, 5년 동안 해놓고 그게 안 됐다는 자평인가"라며 "장관의 수사 지휘라는 게 실제로 해보면 별 필요가 없다"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어 "독립성이 어느 정도 인정되지 않고 중립을 기대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14일에도 "법무부 장관은 정치인"이라며 "인사에도 깊이 관여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는 악용되는 수가 더 많다"고 제도 폐지를 공약하기도 했습니다.
대검찰청도 수사지휘권 폐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윤 당선인의 공약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윤창원 기자반면 폐지에 반대하는 쪽에선 '검찰의 민주적 통제와 시기상조'라는 이유를 듭니다. 법무부와 더불어민주당 측의 입장인데요.
박 장관은 지난 23일 기자 간담회에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그리고 일종의 책임 행정의 원리에 입각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검찰은 공정성과 중립성 담보가 중요하다. 이 부분이 제도적으로 강구되고, 검찰의 조직문화가 그에 맞게 개선된다면 당연히 자연스레 수사지휘권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비상대책위원도 24일 '박경수의 아침저널'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래 칼은 꺼냈을 때보다 칼집에 있을 때 더 무섭다. 원래 수사지휘권은 그렇게 함부로 그냥 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번 정부에서 너무 많이 꺼냈다"면서도 "그에 대한 반발로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겠다는 것 같은데 제도 자체는 있어야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노선에 발을 맞추던 김오수 검찰총장이 윤 당선인의 공약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법무부와 대검찰청 간 엇박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두 기관의 입장 차이가 크다는 이유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 보고마저 따로 진행하게 됐는데, 인수위가 검찰의 보고는 받았음에도 법무부의 보고는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사법 공약을 두고도 신구 권력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러분은 이 제도 폐지 공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세한 의견은 댓글로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