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청주시 산부인과 건물에서 불이 났다. 인근 차량 블랙박스 영상. 커뮤니티 캡처충북 청주시 한 산부인과에서 지난 29일 발생한 화재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산모들을 돕겠다는 따뜻한 손길도 등장했다.
불이 나기 몇 시간 전 출산했다는 A씨는 화재 당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의 생생한 경험담을 적었다.
A씨는 "아침에 제왕절개 수술 끝나고 몇 분 지나 아기는 신생아실로 갔다. 남편과 6층 입원실로 올라왔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죽기 살기로 소리 지르며 뛰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방금 수술을 마친 이후라 마취 때문에 걸을 수도 없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밀려드는 시커먼 연기를 보고 당황했다고 한다.
이어 "신랑이 저를 두고 혼자 애기를 찾으러 뛰어나갔는데 그 순간 불과 연기가 퍼져 밖으로 찾아 나갈 수 없는 형편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신랑이 저를 있는 힘껏 안고 (비상) 계단 쪽으로 신발도 못 신고 뛰어나왔다"면서 "출혈이 심한 와중 연기를 너무 많이 마셔 숨이 안 쉬어졌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B씨는 "26일 출산하고 (같은 병원) 조리원 들어간 와이프한테 갑자기 전화가 와 불이 난 상황을 들었다"며 "회사에 출근한 상태에서 부랴부랴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멀리서부터 보이는 연기에 다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적었다. 다행히 아내와 아이는 함께 1층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화재 발생 당시 모습. 해당 글과는 직접적 관련 없음. 최범규 기자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피해 산모들을 돕겠다는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청주 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오늘 산부인과 화재 현장에 계셨던 맘님들, 필요하신 물품 있으시면 여기에 글 올려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본 회원들은 "출산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아서 남일 같지 않아요. 같이 돕고 싶어요", "산모 필요용품 남아있는 거 좀 있는데 동참하고 싶어요" 등의 글로 마음을 모았다.
29일 청주 지역 맘카페에 올라온 글. 맘카페 캡처앞서 29일 오전 10시 9분쯤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에 있는 산부인과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신생아(23명), 산모(23명), 일반환자(6명), 병원 직원(70명) 총 122명이 긴급 대피했다. 다행히도 중상자나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병원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화재 원인과 경위 등을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