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당뇨 등 다른 질환이 있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동네 의료기관에서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일상 의료체계가 시작됐다. 하지만 정착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여전히 일반 환자에 대한 감염 우려가 남아있고, 동선 분리 등 준비가 안 된 곳도 많아서다.
"첫날부터 전화 쇄도", "다른 환자 줄까 우려"…동네병원 첫 대면진료
황진환 기자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에 지난달 31일 기준 전국 재택치료자 대면치료가 가능한 외래진료센터를 운영 중인 의료기관은 모두 380개다. 기존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호흡기 증상을 위주로 대면진료를 시행하던 의료기관은 290개였는데,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새롭게 참여를 신청한 병원이 90곳이다.
이번부터 대면진료에 참여하는 의료기관들에 취재진이 무작위로 확인해본 결과, 예약전화가 벌써 몰리는 곳부터 아직 연락이 오지 않는 곳까지 편차가 있었다.
서울의 A병원 관계자는 "오늘 예약을 하면 내일부터 대면진료가 가능해 전화를 받고 증상 별로 맞는 진료과 쪽으로 안내를 해드리고 있다"며 "첫날인데도 전화가 굉장히 많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또다른 서울의 한 병원 측은 이틀 전부터 대면진료에 참여했지만 아직까지 예약이나 진료 관련 문의는 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외래진료센터를 신청해 명단에는 올랐지만 당장은 확진자 진료를 위한 장소 마련 등으로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응도 더러 있었다.
B병원 의료진은 "대면진료 신청은 해놨지만 당장 진료는 어렵다"며 "응급실 쪽을 따로 준비를 해야 하는데 공사가 아직 안 끝난 만큼 다음주 월요일 정도부터 대면진료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면진료의 필요성에 공감해 참여는 하지만 "부담은 크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감염 우려로 기존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C병원 관계자는 "이 근처는 대면진료를 하는 곳이 정말 없어서, 안 하면 정말 안 될 것 같아서 대면진료를 하지만 아마 환자들이나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들은 (예전보다) 안 오려 할 것 같다"고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또 우리병원은 대면진료나 코로나 검사하는 분들과 일반진료 오는 분들의 통로를 아예 분리가 돼서 다행인데 일반 의원급들은 건물에 임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아 동선분리가 힘들고 인력도 더 뽑아야 해서 힘들 것 같다"고도 했다.
일상 의료체계로 전환 불가피…현장 정착까진 시간 걸릴 듯
박종민 기자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확진자를 대면진료하면서 일상 의료체계로 전환할 필요성 자체에 대해서는 의료계는 큰 이견은 없는 모습이다.
다만 지금도 감염 우려가 여전하고, 특히 코로나19 검사·진료 체계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감염 시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맡는 병원들은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 건강보험 수가 조정 등도 숙제로 남아있다. 때문에 대면진료 참여율이 높아지고 체계가 의료 현장에 정착하기까지는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명하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은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약 처방을 했던 곳들은 사실상 대면진료를 해왔던 것이기에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며 "그 외에 고혈압, 당뇨, 신장 투석 등 만성 질환자나 산모 등을 담당하는 분들은 아직 참여를 꺼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가 문제도 아직 대면진료를 하는 의사들의 우려를 잠재울 수준은 아니긴 하다"며 "다만 큰 틀에서 대면진료로 가야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많은 동네 병원들이 대면진료에 참여할 수 있을 지 방역과 동선 문제 등을 당국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도 대면 진료가 시작은 됐지만 안정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당분간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구별해 관리하는 현행 재택치료 체계는 그대로 유지한다. 이후 대면 진료가 활성화 될 경우 전반적인 재택치료 체계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