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황진환 기자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장 자리와 함께 대선 전초기지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선거가 미니대선을 방불케 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시작부터 신경전…"옆에서 훈수 역할" vs "그런 말 자격 없어"
더불어민주당과 합당을 선언한
김동연 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
경기도를 새롭게 바꾸는 데 제 모든 것을 걸겠다"며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대표는 지난 대통령 선거 막판 당시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를 발표하고 공동 행보를 이어왔다.
마찬가지로 지난 대선 경선에서 후보로 나선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
경기도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며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대선 경선 패배 이후 '정계 은퇴'까지 고민했지만, 당 안팎에서 출마 요구가 이어지자 숙고 끝에 결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 '대선 후보', '경기지사 후보 차출' 등 서로 이미지가 겹친다는 점을 의식한 듯 두 후보는 출마 선언식에서부터 기싸움을 펼쳤다.
김 대표는 유 전 의원을 향해 "오랜 의정생활을 하면서 경제를 운영하기보다는 옆에서 평가, 비판, 훈수하는 역할이었다"며 "저처럼 35년간 경제를 직접 운영하고 정책을 총괄한 경험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전 의원도 김 대표를 겨냥해 "우리나라 경제 관료들이 중심을 잡아야 하는 순간들이 굉장히 많았다. 1997년 IMF, 2008년 세계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사태 등 여러 장면이 많았는데, 저는 그분은 그런 말씀을 할 자격이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두 후보 모두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기지사 성과를 발판으로 차기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차기 대선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경선 불가피…맞대결 성사되면 '미니대선'
다만, 아직 두 후보의 맞대결이 성사된 것은 아니다.
본선에서 뛰려면 양측 모두 지난한 당내 경선을 거쳐야할 것으로 보인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김동연 대표다. 민주당은 어려운 이번 선거에서 경기도 만큼은 반드시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이재명 상임고문의 '홈그라운드'이고, 지난 대선에서도 당시 윤석열 후보에 47만표(5.32%p) 앞섰다. 그래서 출마 후보도 쟁쟁하다. 5선의 안민석·조정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결국 당내 조직이 없는 김 대표에게는 불리한 경선 구조다. 그러나 당내 인사들은 통상 적용해온 국민참여경선(여론조사 50%·당원여론조사 50%) 방식대로 이른바 '시스템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 지도부도 같은 입장이다. 향후 경선 룰을 둘러싼 후보 간 공방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사정이 조금 나은 분위기다. 4선 의원 출신인 만큼 여의도에 경험과 자산이 축적돼 있다. 경쟁자도 많지 않다. 심재철(5선)·함진규(재선) 전 의원 정도만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을 맡으며 측근으로 급부상한 김은혜 의원 등의 차출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라 경선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