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가위바위보' 두산 양석환(왼쪽)이 2일 한화와 2022시즌 홈 개막전에서 2회 동점 2점 홈런을 날린 뒤 김주찬 코치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두산두산 우타 거포 양석환(31)이 올해 개막전부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아쉬움을 날리겠다는 의지가 강렬했다.
양석환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 5번 타자 1루수로 나와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두산이 6 대 4 역전승을 거두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첫 타석부터 폭발했다. 양석환은 0 대 2로 뒤진 2회말 무사 1루에서 상대 토종 에이스 김민우의 3구째 시속 137km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겼다.
올 시즌 KBO 리그 전체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끌려가던 분위기를 단숨에 돌려놓은 귀중한 한 방이었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3회 2점을 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4 대 3으로 불안하게 앞선 5회 쐐기점에도 양석환은 묵직한 존재감으로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2사 2, 3루에서 한화 벤치는 양석환이 타석에 들어서자 자동 고의 4구로 내보냈다. 양석환이 2회 홈런에 이어 3회도 내야 안타로 출루해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한 만큼 피해가야 했다.
하지만 한화의 선택은 악수가 됐다. 후속 김인태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양석환의 존재가 상대를 압박해 낳은 결과였다.
양석환이 2일 한화와 개막전에서 2회 동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잠실=두산경기 후 양석환은 "개막전에서 이겨서 좋다"면서 "먼저 점수를 뺏겨 기울 수 있었는데 빨리 (분위기를) 가져와서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쐐기점 징검다리에 대해 "매 타석 좋은 결과 내려고 했는데 팀원들이 잘 살려줬다"고 공을 돌렸다.
2회 홈런 상황에 대해 양석환은 "앞서 슬라이더가 와서 하나 더 노릴까 하다 직구를 노렸다"면서 "높은 공이 잘 들어왔는데 빨리 왼팔을 감은 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어느덧 프로 입단 9년째의 연륜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양석환은 LG에서 이적해온 지난해 꽃을 피웠다. 133경기 28홈런 96타점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1루 거포 오재일(삼성)의 이적 공백을 말끔히 메우며 두산의 가을야구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렇다면 그 좋았던 지난해에서 올 시즌 변화를 줬을까. 이에 대해 양석환은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상대하는 팀이 지난해 KS 때 보인 내 모습을 많이 참고했을 것"이라면서 "그 부분에서 상대가 어떻게 승부를 걸어오는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kt와 KS에서 양석환은 침묵했다. 4경기 타율 1할3푼3리(15타수 2안타) 1볼넷 9삼진으로 부진했고, 두산은 속절없는 4연패로 kt의 창단 첫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양석환이 없었다면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겠지만 양석환이 부진했기에 우승하기도 어려웠다.
아쉬웠던 만큼 양석환의 각오가 대단하다. 양석환은 "올해 두산 전력이 쉽지 않을 거라고 하는데 선수들은 신경쓰지 않고 있다"면서 "늘 그래왔듯 박건우 형(NC)이 나갔지만 김인태, 강진성이 충분히 메울 수 있고,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