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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행불인 유가족 "하루빨리 아버지 명예회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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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 행불인 유가족 "하루빨리 아버지 명예회복만…"

    제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열려 …윤석열 당선인 "희생자 명예회복 위해 노력"

    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묘역. 고상현 기자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묘역. 고상현 기자"(군경을 피해) 구멍에 숨어서 기다리라고 하셨는데 그게 마지막이라…."
     
    제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3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묘역을 찾은 김정옥(79) 할머니는 이같이 말한 뒤 한참동안 아버지 故 김학수 씨의 묘비를 바라봤다.
     
    4.3 당시 김 할머니 가족은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에서 소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군경의 초토화 작전이 벌어진 1948년 11월 이후 집이 불타고 부모 모두 여의었다.
     
    불과 5살이었던 김 할머니에게 벌어진 일이었다. "부모님이 구멍에 나뭇가지 덮어서 숨으라고, 금방 갔다 온다고 하셔놓고는 안 오시더라고. 이모가 나중에 와서 나 키웠어"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행방불명된 11월 1일마다 아버지 얼굴을 그린 그림을 올려놓고 제를 올린다는 김 할머니는 이날 추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당선인에게 "아버지 명예회복만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3특별법 개정으로 군사재판 수형인 2530명에 대한 직권재심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행방불명인 묘역을 찾은 수형인 유가족들은 신속한 재심 절차를 통한 명예회복을 바랐다.
     
    이날 딸, 사촌동생과 함께 아버지 묘역에 제를 올리던 장양옥(74) 할머니는 갓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를 잃었다. 4.3 당시 애월리 대표로 씨름 대회에 나갔다가 대구형무소로 끌려갔다고 했다.
     
    장 할머니는 "지금 군사재판 수형인에 대해서 직권재심이 이뤄지고 있다고 들어신디. 명예 회복되는 길이라 유족들은 다 좋지. 하루빨리 우리 아버지도 명예회복 되길 바라주게"라고 말했다.
     
    행불인 묘역을 찾은 김순옥(80) 할머니 역시 "작은아버지 명예회복만 바란다"고 강조했다.
     
    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묘역. 고상현 기자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묘역. 고상현 기자한편 올해 제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은 '4.3의 숨비소리, 역사의 숨결로'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오후 10시부터 1분간 묵념 사이렌이 울린 후 헌화와 분향, 추모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보수정부 대통령 또는 당선인 신분으로는 처음 추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당선인은 "희생자와 유가족의 온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 유족의 아픔도 책임 있게 어루만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오늘 이 자리에서도 이어지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4.3 평화와 인권의 가치가 널리 퍼지도록 새 정부에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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