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준용. KBL 제공"주면 다 넣어줄 텐데 안 주더라고요."
최준용은 정규리그 평균 16점 5.8리바운드 3.5어시스트의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SK의 정규리그 1위를 견인했다. 정규리그 MVP도 최준용의 몫이었다.
하지만 오리온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오히려 공격 옵션이 줄었다. 어쩔 수 없이 1차전에서는 7점, 2차전에서는 14점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평균 득점에 못 미치는 기록. 물론 MVP답게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으로 SK 승리에 힘을 보탰다.
SK 전희철 감독은 22일 2차전에서 91대83으로 승리한 뒤 "오리온전에서 최준용의 동선에 변화를 줬다. 스크린 가는 위치를 조정하면서 공을 잡는 위치에서 미드레인지 부분이 없어지긴 했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최준용은 3쿼터까지 9점을 올렸다. 턴오버는 4개.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MVP의 힘을 보여줬다. 72대79로 뒤진 상황에서 돌파로 2점을 올렸고, 83대83으로 맞선 종료 2분27초 전 재역전을 가져오는 3점포를 꽂았다. 이후 SK는 리드를 뺏기지 않고 8점 차 승리를 잡았다.
최준용은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조금 아쉽다. 힘들어서 조금 덜 뛰고 싶었는데 관중이 많다보니까 선수들이 조절을 한 것 같다"면서 "1쿼터부터 4쿼터까지 계속 재미있었고,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았다. 어차피 이길 것이라 생각했고, 관중이 많이 온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캐치 앤드 슛을 처음 쏴본 것 같다. 동료들에게 패스를 많이 주는데 나도 사람이라 패스를 받고 싶다. 4쿼터가 되니까 얼떨결에 패스가 왔다. 주면 다 넣어줄 텐데 안 주더라"면서 "마음 먹으면 30점은 넣는다. 미드레인지 점퍼도 마음대로 쏠 수 있는데 다른 선수들을 살려놓아야 챔피언결정전에서 다같이 잘할 수 있다. 나는 챔프전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다음 경기에서도 동료들 컨디션이 안 좋으면 내가 하면 되니까 아끼는 것"이라고 웃었다.
무엇보다 관중들의 환호가 최준용의 힘이다.
최준용은 "사실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았는데 관중이 많이 오니까 나도 모르게 컨디션이 좋아지고, 재미있었다"면서 "너무 오랜만에 느껴봤다. 진짜 농구다운 농구를 하는 느낌이다. 우리끼리 농구하면 재미없다. 체질인 것 같다. 관중이 많으면 좋다"고 강조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은 27번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확률로 따지면 100%다. 반대편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리그 2위 kt와 SK의 천적이었던 KGC가 맞붙고 있다.
최준용은 MVP답게 100% 전력의 상대를 원했다. 최준용은 "두 팀 다 상관은 없다. 다만 KGC는 오마리 스펠맨이 못 뛴다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안 올라왔으면 좋겠고, 전력 100%인 팀이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