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7주 연속 회복세를 보이던 수도권 매수 심리가 멈칫하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4일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된 데 이어 새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와 관련해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면서 매수 심리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강남은 매매수급지수를 유지하며 양극화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0.5로 지난주(91.4)보다 소폭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대선 이후 새 정부의 재건축·세제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상승했으나 금주 들어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는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새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일시적 중과 배제를 예고하면서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과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속도 조절 움직임 등이 맞물리면서 매수자들이 일단 관망 모드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황진환 기자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주까지 4주 연속 보합세다. 노원·도봉·성북·강북구 등 강북지역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강남·서초·용산구 등의 아파트값은 대선 이후 매매가가 강세를 보이며 시장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과 '똘똘한 한 채' 선호 심리가 맞물린 동남권(강남4구)과 목동·여의도동 등지가 포함된 서남권의 매매수급지수는 각각 96.1, 91.5를 기록하며 지난주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은 지난주 89.1에서 금주 87.0으로 떨어지며 서울 5대 권역중 가장 큰 폭으로 지수가 하락했고,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있는 동북권도 지난주 88.7에서 이번주 86.8로 줄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집값이 강세를 보였던 도심권(용산·종로구 등)도 이번주 조사에선 90.4로 지난주(91.3)보다 지수가 소폭 하락했다.
경기도와 인천도 회복세를 보이던 매수심리가 한풀 꺾였다. 경기도는 지난주 92.5에서 금주 91.0으로, 인천은 94.5에서 94.0으로 각각 떨어졌다.
물론 최근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은 재건축 기대감에 강세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매물이 나오고 있는 오산·시흥·화성·의왕·부천 등지의 아파트값은 대선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주 조사에선 지방도 매매수급지수가 95.7을 기록하며 지난주(96.2)보다 하락했고, 이에 따라 전국 지수 역시 지난주 94.4에서 금주 93.6으로 내려왔다.
전세수급지수는 전국 기준 97.1로 지난주(96.8)보다 상승해 전세 물건 대비 전세를 찾는 수요가 다소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지수도 지난주 93.5에서 금주 93.7로 소폭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