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친일 역사관·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옹호 논란에 반박했다.
박 후보자는 2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중앙일보 기자 시절 작성한 칼럼 등을 근거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앞서 박 후보자가 작성한 동일본 대지진 관련 칼럼 중 '한국인은 천재지변 탓에 비행기 출발이 늦어도 창구에 몰려 항의하는 가벼움과 어이없음, 준법 대신 목소리 큰 사람이 행세하는 떼법, 끼어들기 주행, 남 탓하기의 풍토'라고 비판한 반면 일본의 시민의식을 칭찬하며 '일본발 문화충격은 그 저급함을 퇴출시키는 자극이 될 것'이라고 한 내용을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그렇게 쓰지 않았다. 언론들이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인들의 질서 의식에 대해 좋게 평가했고, 제 칼럼도 우호적인 입장을 시사한 것"이라며 "그 시절 우리 사회 일각의 모습을 지적하고, '우리 부모 세대는 그렇지 않았다, 남 탓 이전에 자기 책임이 있어야 된다'는 그런 (칼럼의) 맥락을 보셔야 한다"고 반박했다.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전 의원이 '포스코가 앞장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모금을 해야지, 왜 일본에 손을 벌리냐'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관점에 동의했다는 지적을 하자 박 후보자는 "일본으로부터 명쾌하게 사과 받아야 하지만 보상 문제는 우리가 주자는 것"이라며 "1965년 (한일 협정 당시) 청구권 자금을 받아서 여러 발전을 이뤘으니 이로 인해 발전한 기업들이 먼저 피해자한테 지원을 해 달라는 의미"라고 답했다.
이는 한일 협정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및 강제징용 문제가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일왕 생일 축하연 참석 논란과 관련해서도 전 의원이 "다른 기자들은 가지 못했고, 초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었다는데 어떻게 초대 받았나. 일본 대사관 확인 결과 초대 받은 사람만 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 질문을 던졌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텅 빈 채 진행되고 있다. 윤창원 기자박 후보자는 축하연 내부 참석 여부를 놓고 "어떻게 다른 기자들이 참석하지 못한 것을 아느냐"고 전 의원과 언쟁을 벌이다가 "초대장을 받지 않고 갔다. 축하연 이후에 아베 총리의 역사왜곡 뿌리와 근원을 찾아서 작성한 칼럼이 증거물"이라고 답했다.
이에 전 의원은 "초청장 받은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있으니 물어본 것인데 보내달라는 취재계획서도 못 내고 있다. 다른 기자들이 못 들어갔다면 본인은 어떻게 들어갔고, 어떤 예외 조항이 있었는지 서면 제출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 역시 박 후보자의 '친일적 성향'을 비판하며 한국과 일본의 국민성을 비교한 동일본 대지진 칼럼을 재차 언급했다. 또 한 대학교 강연 당시 '일본이 아시아 지배경험이 있어서 준법 정신이 뛰어나다'는 발언을 지적하며 "그릇된 역사 인식과 왜곡된 관점으로 우리 문화적 가치 드높이는데 앞장설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여기에 박 후보자는 "친일과 반일을 뛰어넘어 일본을 알자, 일본을 극복하자, 비분강개에만 멈추지 말자, 내가 얼마나 일본을 아느냐는 반성에서 출발해서 그런 글을 썼다"며 "(강연 내용은) 세계를 경영했던 나라, 영국, 프랑스, 일본이 법치 기반으로 운영되는 질서 의식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답했다.
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합 정치를 호평한 박 후보자의 칼럼에서도 '전두환 리더십의 바탕은 의리다. 광주 학살 주범, 뻔뻔함이라는 경멸이 쏟아졌다'라는 평가를 두고 "언론의 자유는 누릴 수 있지만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서는 해서는 안되는 발언이다. 사과할 의향이 있나"라고 다그쳤다.
그러자 박 후보자는 "일부만 발췌해서 전두환을 칭찬했다고 하면 승복할 수가 없다. 칼럼 전체 내용은 DJ(김대중 전 대통령) 통합의 통치가 좋았다는 것"이라면서 "전두환 리더십 바탕은 '의리'라고 한 다음 '두목'과 '졸개', '패거리' 뜻의 은유적 표현을 썼다. 비판으로 쓴 것이고, 조롱조로 쓴 제 방식"이라고 해명하며 사과는 하지 않았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가운데 한 의원이 박 후보자의 미제출 자료 현황을 읽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날 청문회는 여야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며 파행 위기 끝에 치러졌다. 의원들은 부실한 자료 제출로 실랑이를 벌이다 1시간 만에 청문회를 정회했다.
박 후보자 두 딸의 일반고에서 용인외고 편입, 해외 유학, 삼성전자 및 CJ 그룹 취업, 장녀 결혼 등에 얽힌 특혜 논란은 제대로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소명이 불충분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박 후보자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딸을 비판한 칼럼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언성을 높였다. "과연 박 후보자와 두 딸에 그런 기준을 적용하면 후보 자격으로 앉아있을 수 있냐"며 "후안무치하고 뻔뻔해도 정도가 있다. 지저분한 이중잣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무엇보다 삼성 특혜 논란의 핵심 증인인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이 불출석해 알맹이 없는 청문회로 남게 됐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불출석한 증인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의 명패가 단상 아래 놓여있다. 윤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