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와 BA.5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박종민 기자남아프리카공화국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와 BA.5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대체로 오미크론 변이 특성을 그대로 유지해 특별한 이상 징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계속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7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BA.4 1건과 BA.5 2건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돼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BA.4의 경우 지난 27일 남아공 입국자로부터 확인됐고 BA.5는 지난 8일 터키 입국자와 지난 12일 국내 확진자에게서 각각 확인됐다.
두 하위 변이는 남아공에서 유행하는 변이들로 남아공 전염병 모델링·분석센터(NICD)의 지난 6일 발표에 따르면 4월 두 변이의 점유율은 전체 발생 중 64%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변이들은 전파력은 기존 오미크론에 비해 12~13% 정도 빠르고 면역 회피 가능성도 일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중증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방역당국은 우선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을 유지하는 만큼 감소세에 접어든 국내 영향에 미칠 영향은 높지 않다고 조심스레 전망한다.
연합뉴스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국내에선 아직 사례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평가가 제한적이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것으로 봤었을 때는 기존 변이하고 국내 상황에서는 전파력에 있어서 이상징후가 아직은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달 16일 미국에서 온 입국자에게서 국내 유입이 첫 확인된 또다른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12.1 13건과 하위 변이 간 재조합 변이인 XQ 2건도 추가로 검출됐다. 이로써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BA.2.12.1 감염 사례는 19건, 재조합 변이는 모두 8건으로 늘었다.
'BA.2.12.1'는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0% 정도 높은 BA.2보다도 23~27% 빠른 검출 속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변이다. BA.4나 BA.5처럼 중증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미국 뉴욕 확진자수 증가의 주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방역당국은 다른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과 마찬가지로 국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단장은 "현재의 환자 감소세는 당분간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언제까지 내려갈지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내려갈지는 조금 예측이 어렵지만 적어도 1~2주 이상은 더 하향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이달부터 지역사회의 정확한 자연감염자 규모 확인 및 유행 위험 평가를 위해 대규모 항체 양성률 조사에 착수한다. 조사는 지역·연령·유병률 등을 고려하여 전국 17개 시·도 주민을 대상으로 분기별 1만 명(만 5세 이상 소아·청소년 포함)씩 조사할 계획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참여 대상자는 통계적 표본추출에 의해 선정되며 우편을 통한 자발적 동의에 의해 참여할 수 있다. 선정된 대상자에 대해서는 지역사회 의료기관 방문 또는 조사원의 가정방문을 통해 채혈이 진행되며 항체검사와 확진력, 백신접종력, 기저질환력 등이 포함된 설문조사가 병행 실시된다.
대규모 항체 조사는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과학방역의 일환으로 내세운 주요 정책으로 지역사회 유행규모 분석을 통한 지역 맞춤형 방역정책을 실시하겠다는 게 주된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