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 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더욱 확산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사를 통해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오는 7월과 8월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재차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다섯 차례 인상 조치로 기준금리는 9개월 사이 1.25%포인트나 올랐다.
이 총재는 "우리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했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간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밝혔다. 이어 "먼저 출발한 이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실기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정책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