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홈페이지 캡처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최상위 모델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차량이 국토교통부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중재심의위)의 중재 판정에 따라 교환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CBS노컷뉴스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해 7월 22일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580 4매틱을 구매한 A씨는 사흘 뒤인 25일 엔진 시동 결함으로 차량을 수리 센터로 보냈다. 8월 4일 수리가 완료됐다는 통보를 받은 A씨는 차를 받아 운행하던 중 같은 달 12일 똑같은 결함으로 재차 센터에 차량을 입고했다. 이후 벤츠 측은 같은 해 11월 2일 수리가 완료됐음을 통보했지만, A씨는 인수를 거부하고 국토부 중재심의위에 교환 신청을 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제47조의2 조항을 통해 자동차 교환·환불 요건을 정하고 있다. 이른바 '한국형 레몬법'으로 신차 구매 후 1년 이내(2만km 이내)에 중대 하자 2회(단, 중대 하자로 1회 이상 수리한 경우로서 누적 수리기간이 총 30일을 초과한 자동차), 일반 하자가 3회 이상 수리했으나 재발(1회 이상 수리한 경우 누적 수리기간이 총 30일 초과한 자동차)한 경우 교환·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로 2019년 1월 시행됐다.
레몬법은 오렌지(정상)인 줄 알고 샀는데 신 레몬(불량품)이었다는 의미를 뜻하는 것으로 결함이 있는 차량을 구매할 경우 교환·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사건을 심리한 중재심의위는 지난달 10일 고객 A씨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를 상대로 정차 시 시동 불능 결함을 이유로 낸 교환 신청을 받아들였다.
중재심의위는 누적 수리 기간과 관련해 양측의 다툼이 있지만, 의견이 충돌하는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누적 수리 기간이 30일을 초과했음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또 엔진 컨트롤 유닛(ECU) 부품 교체로 해당 자동차의 결함을 모두 수리했다는 벤츠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벤츠 홈페이지 캡처
심의위는 벤츠 측이 지난해 11월 2일 A씨에게 차량 수리가 완료됐다고 통보한 이후 한 달 뒤인 12월 1일 송부한 리콜통지서에 시정조치 방법으로 ECU 스포트웨어 업데이트를 고지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11월 2일 수리가 완료된 것인지, 리콜통지서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 추가 수리가 필요한 지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중재심의위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측은 "해당 부품의 교환이 필요하다고 판정한 후 수리를 위한 부품 수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반도체 수급 불안정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수리기간이 길어지게 됐다"며 "해당 차량은 총 94일 이후 수리가 모두 완료됐고 수리가 진행되는 동안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S클래스 등 대차를 고객에게 지원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의 수리가 모두 완료됐지만, 이번 중재심의위원회의 판정을 존중하며, 절차를 준수해 고객의 차량을 교환하는 절차를 조속히 진행 중에 있다"면서 "고객의 권리 구제를 강화하려는 레몬법 시행에 적극 협조해 왔으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고객 편의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한국형 레몬법이 시행된 이후 지난달까지 중재심의위 판정에 따라 교환 조치가 이뤄진 것은 총 4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환불은 3건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