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국회사진취재단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27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의 강연자로 나선다. 장 의원이 그간 거칠게 날을 세워 온 김 전 위원장을 연사로 '모시기' 위해 삼고초려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 전 위원장은 21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제가 외부 강연은 잘 나가지도 않는 사람이고, 나가면 좋은 소리는 못한다고 했는데도 부탁을 해서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 등 포럼 참석자들을 상대로 현 경제상황을 다루고 정치권의 책무에 대해 얘기할 계획이다.
미래혁신포럼의 주축 인사가 '윤핵관 중의 윤핵관'이자 김 전 위원장과 구원이 있는 장 의원이라는 것이 주목할 부분이다. 두 사람 모두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도왔지만, 캠프 인선 과정에서 수시로 부딪혔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당시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장 의원이 거론되자 공개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등 비토를 놓기도 했었다. 장 의원도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를 이끌던 시절부터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김 전 위원장의 '독단성'을 지적했고 대선 기간에도 '후보자 중심'의 캠프를 강조하는 등 각을 세워 왔었다.
이처럼 두 사람을 앙숙 관계라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인 상황에다가,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 등 여권을 향해 쓴소리 하는 걸 멈추지 않은 인물이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에도 윤 대통령을 향해 "여전히 황홀경에 빠져있다", "출근길 질의응답은 소통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는 등 비판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장 의원의 삼고초려 배경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국민의힘 등 여권 세력이 오만해질 수 있으니, 아픈 얘기나 지적도 기꺼이 듣자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내 관계자는 "장 의원이 최근 당권 투쟁의 주요 행위자로 계속 언급되는 상황이다 보니, 장 의원 스스로 '나는 무조건 대통령 말만 듣는 윤핵관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좀 주려고 하는 게 아닐까 싶다"며 "일종의 물타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