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2020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당 병상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3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상이 과잉 공급되는 상황이지만 정작 300개 이상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이 없는 진료권은 12곳으로 4년 전보다 늘어 지역 불균형 현상은 보다 뚜렷해졌다.
보건복지부는 14일 5차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해 5년 주기로 실시되는 조사로 대상 기간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보건의료기관 수는 모두 9만 6742개소로 2016년부터 매해 평균 1.8%씩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중 요양병원은 2020년 기준 모두 1582개소로 같은 기간 평균 2.6%씩 증가해 보건의료기관 중 가장 큰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의료기관이 늘어나며 병상도 늘었다. 2020년 의료기관의 전체 병상 수는 68만 5636병상으로 조사 기간 동안 매년 0.5% 증가했다. 우리나라 인구 1천 명 당 병상 수는 13.2병상으로 OECD 국가 평균 4.4병상의 3배에 수준이다. 특히 이중 요양병상은 1천명 당 5.3명상으로 OECD 국가 평균 0.6병상의 9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역 별로 살펴보면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 없는 진료권은 2020년 기준 이천(여주), 속초(고성, 양양), 제천(단양), 서산(태안), 당진, 여수, 김천, 사천(남해), 거제, 통영(고성), 충주, 광명 등 12개로 2016년의 10개 진료권보다 2곳 늘었다.
황진환 기자
복지부는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6년 무렵에는 약 8만 2천 명 상이 과잉 공급될 것으로 예측했다. 동시에 시·도별 병상자원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어 수급 분석결과 등을 기반으로 시·도별 병상수급 계획 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도 밝혔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송영조 과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보건의료자원의 공급실태 및 이용행태에 관한 전국 단위의 실태조사가 각 지역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의료기관 내 의료장비수도 OECD 평균보다 대체로 높았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컴퓨터단층촬영(CT) 2080대, 자기공명영상(MRI) 1744대, 양전자단층촬영(PET) 186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100만명당 장비 수로는 CT 40.1대, MRI 33.6대, PET 3.6대로, OECD 평균(2019년 기준)인 25.8대, 17.0대, 2.4대보다 각각 많았다.
보건의료인력 규모도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기준 면허등록자 기준 의사 12만 9천명, 간호사 44만 명, 약사 7만 3천명, 활동인력 기준으로는 의사 10만 7천명, 간호사 22만 5천명, 약사 3만 6천명이다. 조사기간 동안 매해 의사는 2.3%, 간호사는 5.8%, 약사는 1.9%가 증가했다.
다만 지난 7일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인구 1천명 당 의사는 2.5명, 간호사는 4.2명으로 OECD 평균의 각각 0.7배, 0.5배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국제 평균보다 부족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