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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일 만에 국회 정상화…민생 외면한 여야 모두 '패자'[영상]



국회/정당

    54일 만에 국회 정상화…민생 외면한 여야 모두 '패자'[영상]

    핵심요약

    여야가 후반기 국회 시작 54일 만에 원구성 협상에 합의하며 국회가 정상화됐습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 사수, 민주당은 사개특위 구성 합의 등이 주요 성과로 꼽힙니다. 다만, 국회 공전 장기화로 국민의힘은 대내외적 경제 위기 속에 정부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지지율 하락에 직면했고,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국면을 무기력하게 넘겼을 뿐만 아니라 거대 의석을 무기로 새정부 출범 초부터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구성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윤창원 기자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구성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윤창원 기자
    여야가 후반기 국회가 시작된지 54일 만에 원구성 협상에 합의했다. 여야 모두 원하던 바를 일부 관철시키며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국회가 장기간 공전하며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민심에 호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과오를 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임위원장 與 7, 野 11 배분…행안·과방위는 교대로


    국민의힘 권성동,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배분에 합의했다. 상임위원회 위원장 배분은 여당이자 의석수 기준 제 2당인 국민의힘이 7곳, 야당이자 제 1당인 민주당이 11곳을 가져가기로 합의했다. 이후 여야는 오후에 본회의를 열고 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운영위원회(위원장 권성동) △법제사법위원회(김도읍) △기획재정위원회(박대출) △외교통일위원회(윤재옥) △국방위원회(이헌승) △행안위(이채익) △정보위원회(조해진) 등 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민주당은 △정무위원회(위원장 백혜련) △교육위원회(유기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정청래) △문화체육관광위원회(홍익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소병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윤관석) △보건복지위원회(정춘숙) △환경노동위원회(전해철) △국토교통위원회(김민기) △여성가족위원회(권익숙) △예산결산특별위원회(우원식) 11개 상임위를 맡는다.

    여야는 최대 쟁점있던 법사위원장 배분과 사개특위 구성에 합의한 뒤에는 과방위원장과 행안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열흘 넘게 줄다리기를 해왔다. 결국 이날 여야는 두 상임위 위원장은 여야가 1년씩 번갈아 맡기로 합의했다. 과방위는 내년 5월 29일까지 민주당이 맡되 5월 30일부터는 국민의힘이 맡고, 행안위는 내년 5월 29일까지 국민의힘이 맡다가 5월 30일부터 민주당이 맡는 식이다.


    與 파행 빌미 제공하며 겨우 본전치기…지지율 하락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선출된 김도읍 의원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당선인사를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선출된 김도읍 의원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당선인사를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얻어냈다는 점이 나름 성과라면 성과다. 국민의힘은 21대 국회 전반기처럼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직을 모두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줄 경우 절대 다수인 야당의 '입법독주'를 막을 수 없다는 이유로 '절대 사수'가 목표였고, 결국 이를 관철시켰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여야 합의에 따라 후반기 법사위원장 자리는 국민의힘이 맡기로 했었기 때문에, 본전을 찾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4월 검수완박법 합의안을 번복하자, 민주당의 '먼저 합의를 깬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피장파장 전술을 펼치면서 파행은 장기화됐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몽니에 국민의힘이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크다.

    원구성 파행에 이준석 대표 징계를 둘러싼 당 내홍까지 겹치며 국민의힘의 지지율 하락세는 뚜렷해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국민의힘의 지지도는 39%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 지지도는 줄곧 40%를 웃돌았다.

    당내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징계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물가급등으로 인한 경기침체에 여당 역할을 못했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류세 조정범위 확대, 화물 안전운임제 일몰 조항 폐지 등 시급한 민생 관련 법 개정안들이 국회 공전으로 인해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지역 내 취업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경기 침체를 쉽게 체감할 수 있다"며 "다양한 법안을 준비했음에도 국민들에게 성과로 보여드릴 방법이 없었으니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野 검수완박 챙기고 민생 외면…인사검증 기회도 날려


    발언하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윤창원 기자발언하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윤창원 기자
    반대로,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하며 검수완박법 후속조치 추진에 탄력을 얻게 됐다. 국토위와 산중위, 예결위 등 알짜 상임위를 챙긴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검수완박법이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사안일 뿐, 민생 경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영역임에도 이를 원구성 협상과 연결지으며 국회 공전을 장기화시켰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또, 파행이 장기화되며 각종 의혹을 받았던 인사들에 대해 제대로 인사청문회조차 진행하지 못한 것은 야당으로서 임무유기라 할 수 있다. 같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부정평가는 60%를 기록했는데, 응답자들은 '인사(24%)'를 부정 평가의 최대 이유로 꼽았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인사 검증을 통한 득점 찬스 역시 놓친 셈이다. 만취 음주운전 이력에 갑질 의혹을 받았던 박순애 교육부장관은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박 장관을 지명한 것이 지난 5월 26일이고, 지난달 23일 일주일 내에 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청문회는 열리지 못했다. 결국, 기다리던 윤 대통령이 지난 4일 박 장관을 임명했는데, 국회 공전이 임명 강행 명분을 제공한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식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쳤다면 박순애 장관도 임명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인사 참사를 국민들에게 재차 알릴 기회를 날린 것이라 아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처음부터 통크게 법사위원장을 넘겨주고 국회를 정상화시켰어야 했는데 실속 없이 여론만 나빠졌다"면서 "중앙과 지방권력을 모두 내준 뒤 유일하게 야당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국회인데 그동안 기회를 너무 많이 날려버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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