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러시아가 2024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철수한다고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은 미국과 러시아가 협력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분야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Roscosmos‧러시아연방우주국) 신임 국장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2024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리소프 국장은 "그때쯤이면 러시아 자체 우주정거장을 만들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우주정거장은 냉전 시대에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진 국제 협력의 상징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가 협력하는 마지막 분야 중 하나로 남아있다.
NASA(미국항공우주국‧나사)는 이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의 입장을 직접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국제우주정거장을 2030년까지 안전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러시아의 철수에 대응하기 위한 옵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오래전부터 자국의 우주정거장 발사를 꿈꿨다. 또 국제우주정거장의 연식이 오래되면서 마모가 발생해 안전에 문제가 있고,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해 왔다.
러시아의 이번 결정에는 '비용' 문제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는 나사의 우주 비행사들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로스코스모스는 주요 수입원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동안 나사는 우주 비행사들을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에 실어 보내면서 수천만 달러를 지불했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은 미국과 러시아, 유럽, 일본, 캐나다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보통 7명의 우주인이 상주하고 있다. 이들은 무중력 상태에 관한 연구는 물론 미래에 달과 화성을 여행하기 위한 기술을 시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