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연구원 제공1990년대 초반 1500여 곳에 달했던 한산모시 재배 농가가 현재는 80여 곳만 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성 악화로 후계자도 부족한 탓에 명맥마저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00년 역사의 한산모시는 우리나라 전통 천연직물로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지만, 불과 10여 년 만에 명맥 유지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26일 충남연구원에 따르면 한산모시 재배농가는 1990년대 초반 1500여 곳에서 현재 80여 곳으로 급감하고 후계농 역시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30년 만에 농가 95%가 사라진 셈인데, 문제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데 있다.
그 동안 한산모시 직물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모시의 주원료가 되는 모시풀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던데다, 고령화와 수익성 악화 등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무형 문화재 전승에 악영향이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서천군이 이달 초 농림축산식품부를 대상으로 한산모시를 국가중요농업 유산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해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해 한 차례 탈락한 서천군은 재배지 경관의 명확성과 재래종 유전 자원에 대한 보호 체계 등 앞서 지적됐던 미흡한 점을 보완해 재신청했다.
충남연구원 유학열 연구위원은 "그 동안 한산모시에 대한 관심과 많은 지원이 있었지만 대체로 산업적 측면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며 "한산모시 전통농업의 농업적, 문화적, 생태적 가치가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받아야 할 정도로 높은 만큼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이어 "조심스럽지만 지난해 지적됐던 부분들을 상당수 보완했기 때문에 기대치는 좀 더 높아졌다"며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서천군이 한산모시의 원료가 되는 모시풀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국가주요농업유산 지정에 따른 정책지원 사업으로 ▲모시풀 유전자원 보호 정책 및 재래종 재배 확대 방안 ▲모시농업 후계자 양성 ▲수익성 확보를 위한 태모시 수매가 보전 및 휴경지 활용 모시 재배지 확대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