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 상황 진단과 관련해 다시 '경기 하방' 우려를 나타냈다.
KDI는 7일 펴낸 '경제동향' 8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고물가와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요인이 고조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경제동향에서 KDI가 우리 경제의 경기 하방 가능성을 언급하기는 지난 6월호 이후 두 달 만이다.
KDI는 6월호에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높은 물가 상승세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구매력이 저하되고 대내외 금리가 인상되면서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함"이라고 적었다.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함'이라는 당시 표현도 앞서 4월호의 '경기 하방 위험 확대' 5월호의 '경기 하방 위험 더욱 확대'와 비교하면 수위가 낮아진 것이었다.
7월호에서는 '경기 하방'이라는 문구가 '경기 회복세 제약' 등으로 대체돼 우려 수준이 한층 더 내려간 듯했는데 이번 8월호에서 우려 강도가 급격히 커진 모습이다.
내수 관련 상황이 중대하게 변화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KDI는 직전 7월호까지만 해도 방역 조치 해제 영향이 점차 확대되면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 경기가 회복세를 지속한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번 호에서는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7월 소비자심리지수가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향후 '소비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지난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6.0으로 전달인 6월 96.4보다 무려 1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KDI는 또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미국 경제 역성장 지속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 금리 상승 영향이 경제에 점진적으로 파급되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KDI는 한동안 부진이 이어졌던 제조업이 최근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개선 조짐을 보이는 등 '완만한 경기 회복세'는 지속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KDI는 "고용도 서비스업에서 양호한 흐름을 이어 가고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확대되는 등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