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오전 질의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여야는 8일 윤희근 경찰청장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경찰국 논란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경찰국 신설의 위법성을 비판하자 국민의힘은 경찰 인사들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적하는 동시에 경찰대 개혁을 주장하며 공방이 오갔다.
야당은 경찰국 신설의 위법성에 대해 총공세를 폈다. 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시행령 개정으로 경찰국 신설이 이뤄진 점에 대해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경찰청법을 위반했다"며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고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무리하게 경찰국 신설을 한 것은 경찰 수사권에 개입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경찰을 독립하고 중립화시키려고 한다면 행안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할 것이 아니라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은 경찰국 설치가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던 경찰 인사에서 민주적 통제와 투명성을 강화했다는 주장을 폈다.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과거 정부에서는 밀실에서 일괄적으로 경찰 인사나 관리, 통제를 해오던 것을 이제는 경찰국을 신설해 제대로 국회나 국민들 견제·감시를 받고 있는 행안부 장관을 통해 제대로 양성화시켜보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여당은 일부 경찰 인사들의 정치적 편향성을 꼬집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경찰대 출신이 고위직을 독점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총경 현황을 보면 경찰대 출신이 사실상 장악을 하고 있다"며 "입직 경로에 관계없이 능력이 있으면 승진할 수 있는 공정한 승진 기회를 달라는 것이 일선의 요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최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이준석 당 대표의 수사를 촉구했던 점을 언급하며 "정치적 중립성이 처참하게 무너졌을 때는 아무 말 않다가 왜 갑자기 (경찰국 신설로 중립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정치적 중립성을 외치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모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도 이날 청문회에서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최근 건진법사 뉴스를 봤냐"고 물으며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자는 "진행상황을 봐서 구체적인 첩보나 사실관계가 있다면 수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재명 의원의 대장동 수사 질책으로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의혹과 관련해 잇따른 의문사에 대해 경찰이 제대로 수사했느냐"며 "이 의원에게 유리하게 수사가 돌아간다고 해서 '명동설'이라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뚜렷한 증거와 죄도 없이 이 의원에 대해 과도하게 언론 배포가 심하다"며 "윤 대통령 장모 최 씨의 수사가 되지 않고 있다. 압수수색 한 번 한 뒤 이어서 제대로 진행이 안 되고 있다"고 맞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