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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철 "강남역 가봐라, 지하로 물빠질 구멍조차 부족해"

사회 일반

    조원철 "강남역 가봐라, 지하로 물빠질 구멍조차 부족해"

    '항아리 지형' 강남역·대치동 침수에 취약
    배수시설 설치 안 된 이유? 님비현상 때문
    높은 포장률, 물 안빠지는 우수받이도 문제
    서울시 치수예산 축소는 지엽적 문제일 뿐
    우수시설 설치에 7, 8년…정부 결단 필요
    폭우에 취약한 반지하, 특별한 대책 있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앞서 전해 드린 대로 이번 폭우의 원인이 지구의 기후변화에서부터 기인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기습집중 폭우는 앞으로도 훨씬 자주 발생할 거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방재시스템도 그에 맞게 고쳐야 합니다. 이번 비보면서 서울에 두 곳이 비교가 됐습니다. 하나는 양천구고요. 다른 하나는 강남역 일대입니다. 공통점은 두 곳 다 항아리 지형이에요. 지대가 움푹 패였어요. 2011년 물난리 났을 때는 두 곳 모두 피해가 컸습니다. 그런데 이번 비에는 물론 두 지역 강수량에 차이가 있었음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양천구는 배수의 모습이 10년 전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반면에 강남역 일대는 10년 전 그대로였습니다. 도대체 뭐가 두 지역의 상황을 갈랐을까요. 달라지는 기후 환경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배수시스템 오늘 점검해 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조원철 명예교수 연결을 해 보죠. 교수님, 나와계세요?
     
    ◆ 조원철> 네,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물론 이번 비가 100년에 한 번, 200년에 한 번 나올만한 큰 비였다는 걸 감안하고 생각을 해야 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좀 덜 당할 수 있는 걸 더 크게 당한 지역은 있는 거죠?
     
    ◆ 조원철> 그럼요. 분명합니다. 그건.
     
    ◇ 김현정> 그렇죠. 그 대표적인 곳이 강남역 일대라고요.
     
    ◆ 조원철> 네.
     
    ◇ 김현정> 일단 같은 비가 와도 근처에 역삼역은 멀쩡한데 강남역만 잠기는 게 이게 지형적으로 어떤 특성이 있어서 그렇습니까?
     8일 서울 지역에 쏟아진 폭우에 도로가 마비된 모습. 독자 제공8일 서울 지역에 쏟아진 폭우에 도로가 마비된 모습. 독자 제공
    ◆ 조원철> 강남역의 위치를 잘 보시면 역삼역에서 서쪽으로 테헤란로를 따라서 역삼역에서 강남역으로 물이 흘러들어오게 돼 있습니다. 들어오고 있고. 그다음에 또 강남역 남쪽에 있는 뱅뱅사거리에서부터 북쪽으로 강남역 쪽으로 물이 또 모이고 있습니다. 또 북쪽에 있는 논현동 있죠, 신사동 부근에. 거기에 있는 물이 전부 강남대로를 따라서 강남역으로 모이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 군데서 동남북에서 모여서 모인 물이 서쪽인 교대 쪽으로 물이 흘러가고 있어요. 옛날에는 덜 개발됐을 때는 교대역으로 해서 양재천으로 흘러내려갔거든요. 그런데 요즘 개발이 많이 되면서 성토가 많이 됐기 때문에 교대 쪽으로 간 물이 갈 곳이 없죠. 그러니까 침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진짜 여러분 항아리 생각하시면 되겠어요. 역삼역보다는 17.8m가 낮고 서초역 보다는 12m가 낮은 지역이 강남역 일대. 이번에 대치동 사거리도 난리였는데. 여기도 역시 항아리 지형이라면서요?
     
    ◆ 조원철>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대치동으로 물이 모이면 그게 양재천으로 쭉 흘러내려가던 곳인데 양재천이 재방을 잘 만들어놨거든요. 넓게 높이 잘 만들어놓으니까 갈 곳이 없어요. 그래서 거기도 대안을, 제안을, 이미 오래전부터 제안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의사결정자들이 그걸 결정을 못 하고 있고 그다음에 특히 그쪽에는 대치동은 주민들의 문제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배수 시설을 필요로는 하는데 만들어 달라고는 요구하면서 필요한 지점에 설치하려고 그러면 여기는 안 된다. 소위 님비현상이 분명히 발동되고 있는 특이한 곳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첫 번째 원인은 항아리 지형. 첫 번째 이유가 항아리 지형 때문이라면 두 번째 이유는 아스팔트 도로가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이건 무슨 얘기예요?
     
    ◆ 조원철> 그건 우리가 아스팔트, 도시가 발달된다고 하는 것은 포장률이 높아지는 겁니다. 아스팔트든지 콘크리트든지 포장을 하면 비가 오면 땅속으로 물이 들어가지를 않아요. 들어가지를 않습니다. 그러니까 지하수로 물이 들어가지 않고 모든 것이 지표면으로 흘러버리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이걸 불투수층이라고 해요. 물이 통과하지 않는 층을 만들기 때문에 그런 건데 특히 강남지역은 그 불투수율이, 그러니까 포장율이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높은 곳 중에 하나죠.
     
    ◇ 김현정> 그러면 항아리 지형인 건 어쩔 수 없는 거고 또 아스팔트를 안 깔 수는 없는 거니까.
     
    ◆ 조원철> 안 깔 수는 없죠, 또.
     
    ◇ 김현정> 결국은 배수 시설을 더 잘 만들어야 된다는 얘기가 되는 건데. 강남역 일대, 도대체 배수 시설이, 지금 시스템이 어떻게 돼 있습니까?
     
    ◆ 조원철> 이 지역이 개발, 어디든지 마찬가지입니다마는 개발 초기에는 경사를 따라서, 물 흐름을 따라서 물을 배수시설을 하는 것이 땅속에 배수관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재정으로 돈이 적게 드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도시가 발달이 되면 그게 오히려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빨리 한꺼번에 집중해서 물이 모여버리기 때문에 그것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져요. 그래서 배수시스템 자체를 유역분할이라고 해요. 쪼개서 다른 데로 보낼 수가 있으면 다른 데로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여러 군데 강구를 해야 되는데 우리 강남역 주변 유역도 지금 시작을 했죠. 반포 쪽으로 시작을 했는데 문제는 지하에 그런 터널을, 중규모 터널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도로에 있는 물이 관로로 들어갈 수 있는 그 우수받이, 또는 배수구라고 해요. 이 우수받이가 충분한 숫자가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현장을 가서 보면 도로에는 이미 물이 20cm, 30cm 정도 차있는데 밑에 관로에 보면 반밖에 안 차 있어요.
     
    ◇ 김현정> 잠깐만요, 교수님 잠깐만요. 지금 기사 같은 거 봐도 다 땅 밑에 배수관이 너무 적다. 혹은 반포천으로 물 빠지게 돼 있는데 그게 반포천의 수위가 올라가면 물이 못 빠진다 그 얘기만 하고 있는데 교수님이 현장 가서 보시기에는 그 밑에 있는 관으로 들어가는 구멍, 하수관 자체, 밖으로 뻥뻥 뚫려있는 그 구멍 자체의 수도 너무 적다?
     '서초동 현자'와 '강남역 슈퍼맨'. 트위터 캡처 '서초동 현자'와 '강남역 슈퍼맨'. 트위터 캡처 
    ◆ 조원철> 그렇죠. 그게 지금 한 17가지 종류의 우수받이 철물이 있어요. 그런데 어떤 곳은 화려하게는 만들기는 잘 만드는데 물이 안 들어가요. 그래서 저희가 석사학위 논문에서 실험도 많이 하고 스위스 같은 데 가서 실물을 보고 실험도 해 봤는데 우리나라의 제품들이 물 잘 안 들어가요.
     
    ◇ 김현정> 왜 안 들어가요?
     
    ◆ 조원철> 구멍을 겉모양만 잘 만들어놓고 물이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이 적어요.
     
    ◇ 김현정> 그게 맨홀하고는 다른 개념인 거죠?
     
    ◆ 조원철> 맨홀은 다른 거고 맨홀은 도로 옆에 물이 들어가도록.
     
    ◇ 김현정> 동그랗게 동동동 쳐져 있는 구멍.
     
    ◆ 조원철> 사각형으로 철물로 돼 있는 거 있어요. 우수배수에. 이게 물이 안 들어가고. 그다음에 비가 와서 물이 흘러내리면 골목에 있던 어느 골목이든지 보면 스티로폼, 비닐조각, 그다음에 광고 전단지, 코팅 된 거. 이런 것들이 전부 흘러 내려와서 그걸 메워버려요. 메워버리면 안에 600mm 짜리 관이 반도 안 찼는데 도로 위에는 이미 물이 20cm, 30cm 차 있는 곳이 저희들이 많이 확인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서울시에다 저희들이 오래 전부터 한 20년 전에 실험을 해서 규격을 이걸 40cm에서, 이건 국제규격입니다. 폭은, 길이를 1m로 길게 하고 그걸 연속으로 한 10개 정도를 치도록 하면 도로에 지장이 없이 물은 충분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라고 해서 도로 설치하는 곳은 있어요. 그런데 그것도 돈이 든다고, 그 돈 얼마 안 들어요. 기술적으로도 어려운 거 아닌데 그 돈 든다고 설치 안 하고 있잖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거 이름이 뭐라고 했죠? 우수받이? 우수받이.
     
    ◇ 김현정> 우수받이. 우수받이를 일단 좀 키우고 잘 물이 일단, 배수관으로 잘 들어갈 수 있게 설치를 해야 한다, 그거 하나랑. 배수관 자체도 지금 이렇게 기습적으로 쏟아지는 폭우를 받아내기에는 너무 좁고 잘못 설치돼 있다, 이건 무슨 얘기예요?
     
    ◆ 조원철> 우리가 도시 발달을 보면 초기에는 관이 적어도 되거든요. 관이 적어도 됩니다. 그런데 이 도시 발달에 따라서 관이 확장이 되고 더 깨끗하게 유지관리가 돼야 되는데 이거를 따라가지를 못 하죠. 그래서 우리가 도시의 지속성이라는 말, Sustainability 라고 그러는데 지속성이 유지가 되지를 못합니다. 도시가 발달이 됨에 따라서 도시로서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배수관로들이 점점 키워지고.
     
    ◇ 김현정> 커져야 돼요.
     
    ◆ 조원철> 해줘야 돼요. 그런데 그걸 키울 수 있는 공간을 사전에 확보를 해 놔야 되거든요. 그런데 요즘 보면 각종 통신선이나 전력선이나 이런 공동구들이 그냥 가장 손쉽게 우리가 걸어다니는 보행로 밑에다가 마구잡이로 설치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배수시설 하려니까 공간이 없어요, 이제는. 그래서 공간이 없다는 핑계를 지금 이유를 대고 있죠. 그래서 이제는 도시 발달에 따라서 배수시설을 지속적으로 확대를 해야 되는데 한 번 만들어놓으면 우리는 고치지 않습니다.
     9일 새벽 폭우로 다수의 차량이 침수된 서울 강남구 대치사거리의 배수구가 뚜껑이 없어진 채 소용돌이치고 있다. 연합뉴스9일 새벽 폭우로 다수의 차량이 침수된 서울 강남구 대치사거리의 배수구가 뚜껑이 없어진 채 소용돌이치고 있다. 연합뉴스
    ◇ 김현정> 배수관이 너무 좁다, 그게 하나 있고 같은 항아리 지형이 서울 양천구인데, 양천구는 옛날에 2011년에 큰 물난리 났을 때 그때 양천구도 대단히 비가 많이 와서 고생을 했어요. 강남역 일대도 물론이고. 그런데 10년이 지난 후에 보니까 양천구는 괜찮고 강남역 일대는 여전히 물난리더라 이걸 가른 그 결정적인 차이는 뭡니까?
     
    ◆ 조원철> 양천구에는 배수 터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현재까지는 유일하게 만들어 놓은 배수터널이 있어요. 직경 한 16m 정도 되고 이 터널을 통해서 안양천으로 물을 뽑아낼 수 있도록 물을 전부 땅속으로 집어넣고 그걸 펌프장으로 유도해서 안양천으로 물을 퍼 넘길 수 있는 배수터널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설치가 됐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 잠깐만요. 조금 전에 우리가 얘기했던 배수관하고 배수터널하고는 뭐가 다른 거예요?
     
    ◆ 조원철> 규모가 전혀 다르죠. 배수관은 아주 커봤자 1m 50, 또는 1m 80정도까지의 규격인데 이 배수터널은 직경이 16m씩 해요. 그래서 몇 십만 톤을 물을 저장도 할 수 있고 저장은 마지막에 하는 거고 비가 초기에 왔을 때는 물이 흐르게 해서 지하의 강이죠.
     
    ◇ 김현정> 지하의 강. 여러분, 지름 16m 짜리 관을 생각해 보세요. 이거는 터널이라고 하는 거군요. 엄청 크니까.
     
    ◆ 조원철> 엄청 크죠.
     
    ◇ 김현정> 배수관하고는 완전 다른 거네요. 그걸 양천구는 만들었어요?
     
    ◆ 조원철> 네, 만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32만 톤까지 저장할 수 있고 받아낼 수 있는 터널을 만들었고. 강남역 일대는 그때 똑같이 물난리 났는데 왜 안 만들었습니까?
     
    ◆ 조원철> 만들기로 했다가 전임 시장님께서 삭제해 버렸죠, 그 예산을.
     
    ◇ 김현정> 계획은 같이 세워졌는데 양천구만 시작하고 이쪽은 시작이 안 됐어요?
     
    ◆ 조원철> 네.
     
    ◇ 김현정> 왜 그때 안 됐습니까? 그쪽은.
     
    ◆ 조원철> 그건 정치적인 의사결정이기 때문에 제가 설명을 하는 것이 저도 생각은 있습니다마는 설명하는 것이 적절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아무튼 거기는 그래서 배수터널이 안 만들어졌고. 반포천 유역 분리터널공사라는 건 하고 있는 중이라던데 그럼 그건 뭡니까?
     
    ◆ 조원철> 그것도 중규모입니다. 중규모로 마지못해 하고 있는데.
     
    ◇ 김현정> 중자 터널, 중자.
     
    ◆ 조원철> 중간 정도로. 중간 정도로 지금 현재 그나마 유역을 분리해서 하고 있는데 문제는 그 터널 속으로 물이 들어가져야 돼요. 물이 들어갈 수 있는 배수구 시설을 더 확장을 해 줘야 됩니다. 그것이 우리 강남역 상류 쪽에, 논현동 쪽 있죠. 그쪽 물이 전부 그쪽으로 들어가도록 돼 있는데 그런 지표면에 물이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이 매우 빈약하다 보니까 앞으로 만들어 놔도 물이 안 들어가요, 잘 안 들어가요, 충분하게.
     
    ◇ 김현정> 아까 말씀하신 그 우수받이요, 그 부족해서.
     
    ◆ 조원철> 우수받이를 더 확장을 하고 폭은 그대로 두더라도 길이는 연속해서 10m, 20m, 10개씩, 20개씩 연속으로 설치를 해야 물이 땅속으로 들어가서, 아까 중규모 지하 하천을 따라서 나가는데 그런데 거기도 하나 문제가 있어요. 이게 반포천으로 내려오면 밑에 오면 사당천하고 합쳐지면 국립묘지 앞에서 한강으로 연결이 되거든요.
     
    ◇ 김현정> 한강으로, 네.
     
    ◆ 조원철> 그러면 한강 수위가 올라가버리면 물이 흘러나가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한강 같이 올라가면.
     
    ◆ 조원철> 동시에 뭘 제안을 했느냐 하면 오래 전부터. 이 반포천 입구, 지금 동작대교 남단이 시작되는 곳인데 거기에다가 배수펌프장을 만들어서.
     
    ◇ 김현정> 펌프장 만들어야 된다.
     
    ◆ 조원철> 한강으로 바로 퍼넘기도록.
     
    ◇ 김현정> 유역, 그러면 한강의 수위가 올라가도 이걸 펌프로 퍼서 올릴 수 있는 이런 게 필요하다.
     
    ◆ 조원철> 폭을 올리면 수면 경사가 생겨서 계속 물이 밑으로 반포천이나 사당천의 물이 국립묘지 앞으로 흘러내려가요. 현재는 한강 물이 올라가버리면 역류가 돼서 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아무리 위에 터널을 만들어놔도.
     
    ◇ 김현정> 교수님 설명을 쭉 듣고 보니까 필요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네요. 한두 가지가 아닌데 최근 2년 새 서울시에 수방치수 예산이 삭감된 것도 이번에 이 피해에 원인이 된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어제 많이 보도가 됐는데 그거는 어떻게 보세요?
     
    ◆ 조원철> 그거는, 전 그 예산 자체가 아주 지엽적인 문제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조원철> 왜냐하면 터널이라든지 이런 배수 대형시설을 하려면 그보다는 훨씬 더 큰, 한 10배 내지 15배 정도 더 큰 재정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이건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돈이 1조가 있어서 어떤 공사를 한다, 그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적어도 7, 8년 걸리거든요. 그러면 시장의 임기는 끝나버려요. 그러면 시장하고는 정치적으로는 아무 관계가 없게 돼버립니다. 그러니까 시장들이 결정을 안 하죠.
     
    ◇ 김현정> 그런 거군요. 그러면 이거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크게 결단을 내리고 시작을 해야 되는 그런 사업이네요.
     
    ◆ 조원철> 그렇죠. 맞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앞으로 여러분, 호우 스타일이 변한다는 겁니다. 패턴이 변한다 그러면 이번에는 200년 만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얘기할 게 아니라 이제 이런 식의 상황이 계속 벌어지는 것에 대한 대비를, 중장기적인 큰 공사에 대해서 시작을 해야 된다. 이런 조언을 주셨어요. 한 30초만요, 반지하집에서 안타깝게 사망한 가족 이야기가 많은 분들을 슬프게 하고 있는데 이 비가 많이 오면 고지대 분들은 불편한 정도지만 반지하집 사시는 분들한테는 생존의 문제 아닙니까?
     지난 8일 오후 9시 7분께 서울 관악구 부근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연합뉴스지난 8일 오후 9시 7분께 서울 관악구 부근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연합뉴스
    ◆ 조원철> 직격탄을 맞죠.
     
    ◇ 김현정> 이런 식으로 이 집중호우의 패턴 자체가 바뀐다고 하면 반지하 거주시설에 대해서도 뭔가 대책이, 정책이 바뀌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조원철> 현재 우리 건축법에는 반지하는 주거공간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반지하를 허용을 하고 있어요. 일선 구청에서는. 이런 법의 모순된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지하는 보조공간이지 주거공간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되고 반지하에 사시는 분들에 대한 대책은 일반 주택과 마찬가지로 다른 게 특별한 대책이 있어야죠.
     
    ◇ 김현정> 안 그러면 이런 안타깝고도 끔찍한 사망사고 계속 벌어질 수 있는 거예요.
     
    ◆ 조원철> 반지하가 제일 문제가 습기하고 공기의 환기거든요. 이 환기가 안 되고 습기 제거를 못 하니까 위생상으로도 굉장히 나쁩니다. 그래서 호흡기계통 질환이, 그리고 피부계통 질환이 굉장히 반지하에 사는 분들이 많거든요. 저희들이 함께 조사한걸 보면요. 그렇기 때문에 반지하는 하루 속히 개선해서 생활보조공간으로만 사용하게 하고 앞으로 생활, 주 생활공간으로는 사용하지 않도록 정부에서 주택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될 겁니다.
     
    ◇ 김현정> 법에 모순이 있다는 건 또 처음 알았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조원철 명예교수님 고맙습니다.
     
    ◆ 조원철> 네, 수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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