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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판결' 인노회 이적단체라는 김순호…홀로 대공요원 특채

사건/사고

    '무죄 판결' 인노회 이적단체라는 김순호…홀로 대공요원 특채

    국회 행안위 업무보고서 '프락치 의혹' 공방
    "밀정 의혹, 직무수행 어렵다"…이상민 행안 "검토해보겠다"
    성균관대 재학생들, 사퇴 촉구 기자회견 개최
    민주화운동단체 소속 843명 김순호 경질 촉구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 박종민 기자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 박종민 기자
    노동 운동 '프락치' 의혹을 받는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를 이적 단체라고 지목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김 국장이 과거 경찰에 합격한 '대공요원' 분야의 경쟁률은 1:1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홀로 지원해 뽑힌 셈이라 그의 채용을 둘러싼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8일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김 국장이 과거 운동 동료들을 밀고해 경찰에 특채됐다는 이른바 '밀정(프락치)' 의혹과 관련해 공방을 벌였다. 김 국장은 1989년 인노회 활동을 하다가 잠적한 뒤 경찰 대공요원으로 특채됐다.

    김 국장은 이날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의 "인노회가 이적단체가 맞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앞서 2020년 대법원은 재심 재판에서 "인노회는 이적단체가 아니다"라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이 해당 내용을 지적하자 김 국장은 "당시 이적단체였고, 27년간 이적단체로 인정돼왔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채 의혹과 관련해 김 국장은 "임용 전 어떤 대공 공작업무를 했는지", "인노회를 탈퇴하는 대가로 경찰에 특채됐는지" 등 질문에 "결코 아니다"라며 정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대공요원 특채시험에서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 모두 합격해 채용된 것이라 주장했다. 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거짓 보고서 초안을 작성한 홍승상 전 경감이 특채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당시 특채가 있다고 안내해준 정도"라고 부인했다.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의 경찰 특채 당시 경쟁률. 경찰청·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실 제공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의 경찰 특채 당시 경쟁률. 경찰청·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실 제공
    그러나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1989년 8월 7일자 '경찰공무원(특공 및 대공요원) 특별채용시험 최종합격자 발표' 문서에 따르면 김 국장이 뽑힌 대공요원의 경쟁률은 1:1이었다. 이때 채용에선 특공대요원 12명을 포함해 총 13명이 합격했다. 그런데 응시인원이 36명이었던 특공대요원과 달리 대공요원은 모집인원과 응시인원, 합격자 모두 1명이었다. 김 국장을 특정해 채용하려 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행안위 회의에 출석한 이상민 장관은 김 국장의 밀정 의혹과 관련해 업무를 수행하기 힘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자 "30년전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김 국장이 해당 직에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연이은 지적에 이어 "이런 사람을 경찰국장 시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고 윤석열 정부의 방침에 맞지 않는다"는 민주당 이해식 의원의 교체 필요성 질의에 결국 "한번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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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국장의 프락치 의혹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성균관대 재학생 등 각계에서 사퇴 촉구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성균관대 재학생 등으로 이뤄진 '민주사회를 염원하는 성균관대 재학생' 일동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국장의 사퇴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를 촉구했다. 이들은 "당신이 우리의 선배라는 것이 부끄럽다. 동문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라"면서 김 국장에게 '부끄러운 성균인상'을 시상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또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투신한 민주화운동 동지들을 배신하고 더 나아가 이를 밀고한 김순호를 규탄한다"며 "과거 치안본부 대공분실이 국민을 상대로 자행한 프락치 활동은 국가폭력으로 이것이야말로 반인륜적이고 국제적 반인권 범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나아가 현 윤석열 정부의 경찰 장악 의도의 상징인 '경찰국'의 폐지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화 운동 출신 인사들도 김순호 행정안전부 초대 경찰국장의 경질을 촉구했다. 긴급조치사람들·6월민주포럼·전국민중행동은 오전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화 인사 843명이 이 같은 요구에 동의해 서명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학생운동을 하다 1983년 강제 징집돼 '녹화 공작' 대상자로 적극적 프락치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제대 후 노동 현장에 복귀해 인노회 조직책으로 활동했고, 1989년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머지않아 잠적했다. 이후 동료 회원들이 잇따라 구속됐고 김 국장은 그해 8월 대공 공작요원으로 경찰에 특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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