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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에 초토화된 파키스탄…빈국에 더 가혹한 기후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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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홍수에 초토화된 파키스탄…빈국에 더 가혹한 기후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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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올여름 유럽과 중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동안 파키스탄과 서부 아프리카에는 홍수가 들이닥쳤다. 인류가 익숙했던 대기순환이 지구온난화로 왜곡돼, 곳곳에서 이전에는 없었거나 예년보다 훨씬 혹독해진 극한기후 현상이 빈발한다. UN은 이같은 글로벌 기후재앙에 세계가 공동 대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글 싣는 순서
    ①홍수에 초토화된 파키스탄…빈국에 더 가혹한 기후재난
    (계속)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의 홍수 피해 지역. 연합뉴스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의 홍수 피해 지역. 연합뉴스
    "오늘은 파키스탄이지만, 내일은 당신의 나라일 수 있다."(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

    올여름 우리나라가 11년 만에 '서울 물바다' 사태를 다시 겪는 동안 파키스탄은 12년 만에 국가재난급 홍수에 시달렸다. 기후재난은 지구온난화 책임이 적은 빈국에 훨씬 가혹하게 다가간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8일 UN과 파키스탄 당국에 따르면 1961년 기상관측 이래 최대수준 물폭탄이 파키스탄에 6월 중순부터 쏟아져 최근까지 국토 3분의 1이 잠기고 3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약 1300명이 숨졌는데, 어린이 사망자는 400명이 훨씬 넘는다.

    서울 면적 13배에 달하는 8094km²의 농경지, 19개의 상수도 시스템이 파괴돼 파키스탄의 식량난이 가중됐다. 도로도 5천km 이상 유실돼 구조나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홍수 여파로 설사병, 피부병, 말라리아, 뎅기열 등 수인성 질병의 창궐도 우려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달 말 결국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면서, 적대국 인도에까지 손을 내밀었다.

    파키스탄의 지난달 강수량은 예년보다 241%나 늘었고, 최대 피해지역인 신드(Sindh)주는 예년 대비 784% 강수량이 급증했다. 이 와중에 이달 안에 다시 초대형 물폭탄이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파키스탄은 이번 홍수가 2천 명 이상 사망하고 국토의 5분의 1이 잠겼던 2010년 홍수를 압도한다고 보고 있다.

    대홍수로 물에 잠긴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자파라바드 지역 아이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대홍수로 물에 잠긴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자파라바드 지역 아이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홍수는 콩고공화국, 세네갈, 가나 등 아프리카 중부·서부 17개국에서도 발생했다. 이들 나라에서도 6월부터 예년을 웃도는 강수량이 기록되더니, 8월 중순 17개국 합산 250명 이상 사망자와 12만 6천 명의 이재민 발생이 보고됐다. 10월까지 이 지역에는 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됐다.

    중부·서부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 대륙 전체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몰려 살지만 방재 기반이 취약해,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도 크다. 2020년에도 홍수로 70만 명대 이재민이 발생한 바 있다.

    이밖에 라오스, 스리랑카, 몽골 등지에서도 7~8월 집중호우에 따른 돌발적 홍수 피해가 기록됐다. 이들 나라에서도 올여름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급증한 사례가 확인된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최근 사태를 기후재앙(climate catastrophe)이라고 규정했다. 이같은 기후재앙, 전에 없던 극한기후가 닥치면 대처 능력이 부족한 빈국일수록 훨씬 큰 피해를 입는다. 당장 치수시설이 갖춰지지 못하면 홍수에 당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2019년까지 50년간 사망자 10만 명 이상을 낸 가뭄과 폭풍 등 대형 재난은 모두 7건이었는데, 주로 아프리카 일대 빈국에서 발생했다.

    10만 명 이상 사망자를 낸 재해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세계기상기구 '극한기후에 따른 인명·경제 피해' 보고서 캡처10만 명 이상 사망자를 낸 재해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세계기상기구 '극한기후에 따른 인명·경제 피해' 보고서 캡처
    극단적 홍수를 비롯한 각종 극한기후 현상의 원흉은 지구온난화라는 게 정설이다.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전세계 학자들과 함께 꾸준히 이를 입증해왔다. 최근 내놓은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는 특히 최근 기후변화가 과거 수천 년간 전례를 찾기 힘든 수준으로 과격하다고 지적한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유발하는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속 상승 중이다. 지구온난화의 마지노선인 평균온도 상승폭 1.5도는 2030년 이전 뚫릴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기후위기가 '불공정한 위기'라는 데 있다. 파키스탄 등 이번 극한기후 피해국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미미하고 그만큼 지구온난화 책임이 적기 때문이다.

    세계은행 2019년 통계상 온실가스 배출비중은 파키스탄이 전 세계 대비 0.934%, 서부·중부 아프리카 17개국 합계는 1.801%에 그친다. 파키스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중국의 28분의 1, 미국의 13분의 1 정도다.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변화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오염을 일으킨 부자나라들이 홍수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에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 중국이나, 그 다음으로 비중이 큰 미국 등 선진국을 향한 책임론은 국제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하지만 중국을 '기후 악당'이라고 비판하는 선진국, '한세기 전부터 오염시켜놓고 이제 와서 착한 척한다'고 맞서는 중국·인도 등 각국 처지에 따라 이견이 충돌한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각국에 공동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말 파키스탄 지원을 호소하는 성명을 내면서 "전세계에서 극단적 기상현상이 점점 더 많아지는데 기후 대응조치가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된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여전히 늘고 있고, 우리 모두를 전방위적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후재앙을 향해 나아가는 몽유병을 멈추자. 오늘은 파키스탄이지만, 내일은 당신의 나라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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