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SSG의 경기에서 SSG 선발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프로야구 SSG 에이스 김광현(34)이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의지를 다졌다.
김광현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 원정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야구 대표팀과 관련한 견해를 밝혔다. 일단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태극 마크를 달고 국가를 위해 기꺼이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김광현은 숱한 국제 대회에서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의 일원이었고, 2009년 WBC 준우승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에도 힘을 보탰다.
특히 김광현은 베이징올림픽 당시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쳤다. 풀 리그에서 일본을 상대로 선발 등판해 5⅓이닝 7탈삼진 3피안타 1실점 역투로 승리를 뒷받침했고, 최대 고비였던 4강전에서는 8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6피안타 2볼넷으로 2실점(1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여세를 몰아 한국은 결승에서 쿠바까지 누르고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본인도 은근한 자부심을 드러낸다. 김광현은 "내가 태극 마크를 달았을 때는 결승에 오르지 못한 적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어느덧 김광현도 30대 중반. 그러나 태극 마크에 대한 열정은 변함이 없다. 김광현은 "2009년 일본에서 WBC 예선을 치르고 전세기를 타고 본선이 열리는 미국으로 갔다"고 돌아봤다. 당시 한국은 결승에 진출해 2006년 WBC 4강 신화 이상의 성적을 냈는데 일본과 연장 끝에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다.
내년 WBC에서 한국 야구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김광현은 "베이징올림픽 때는 이승엽 형이 있었는데 이제 만약 내가 대표팀에 간다면 그런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32살이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과 4강전 역전 결승 2점포, 쿠바와 결승전 선제 결승포를 날리며 금메달을 이끌었다. 김광현은 "그때 승엽이 형보다 지금 내 나이가 더 많다"며 웃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역투하는 김광현. 노컷뉴스김광현은 2020년과 지난해 메이저 리그(MLB) 세인트루이스에서 활약하다 복귀한 뒤 한국 야구에 대한 책임감이 커졌다. MLB의 엄청난 인기와 시설 등을 경험하고 돌아온 김광현은 올해 확실히 달라진 팬 서비스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이날도 김광현은 연고지인 인천 남동초등학교를 방문해 1학년 학생 전원에게 학용품 세트인 'KK 드림 기프트'를 전했다. 김광현은 구단을 통해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야구에 관심을 가졌다"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야구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김광현은 인천 지역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전원 2만5500여 명에게 필통, 공책, 메모지, 연필, 볼펜, 파일 등으로 구성된 학용품 세트, KK 드림 기프트를 선물했다. 올해 김광현은 승리를 거둘 때마다 자비를 들여 다양한 기념품을 팬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대표팀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한국 야구 인기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점도 깊이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김광현은 이대호(롯데), 류현진(토론토), 김현수(LG) 등과 함께 국제 대회 호성적을 내고 한국 야구의 전성기를 열어 젖혔다. 35살이 되는 내년 WBC 출전 의지를 불태우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기량은 여전히 정상급이다. 김광현은 올해 11승 2패에 평균자책점 1위(2.02)를 기록 중이다. 과연 김광현이 한국 야구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로 다시금 황금기를 불러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