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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가 말하는 '지역정당'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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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교수가 말하는 '지역정당'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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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의제 지우는 '수도권워시'…지역정당으로 지방소멸 해결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 방  송 : 전남CBS <시사의 창, 김유석입니다> 전남FM 102.1 / 89.5
    ■ 제  작 : 전남CBS 보도제작국, 진혜진 작가
    ■ 대  담 :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박원호 교수

    우리나라 정당법, 1960년대에 머물러

    ◇ 김유석>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선 지역 정당이 필요하다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정당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이 얘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박원호 교수와 이야기해봅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박원호라고 합니다.

    ◇ 김유석> 현재 있는 정당과 비교했을 때 지역 정당은 어떻게 다르나요.

    ◆ 박원호> 정당에 대한 개념 이야기부터 먼저 해야될 것 같아요. 제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선생이어서 어쩔 수 없는 뭐 측면도 있습니다마는 일단 제일 먼저 기억하셔야 될 게 한국의 정당이 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요. 법정주의는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만이 정당으로 인정이 되고, 그래서 후보자 공천이나 여러 가지 캠페인 같은 것도 정당만이 할 수 있도록 돼 있어요. 그런데 이게 조건이 있죠. 중앙당을 수도에 두고 5개 광역에서 1000명 이상의 당원이 있어야 되는 요건을 갖추고 선관위에 등록을 해야 비로소 정당으로 인정이 되는 거예요. 1960년대 초반 5·16 쿠데타 이후부터 이런 조항이 정당법에 있었어요. 굉장히 오래됐죠.

    ◇ 김유석> 그러네요.  

    ◆ 박원호> 사실은 1960년대 이후 아직 변화하지 않은 게 주변을 살펴보면 잘 없을 거예요. 그런데 정당법은 60년대로 아직 남아있어요. 결과적으로 항상 서울에 중앙당이 있고 정치인들이 모여서 선거를 하면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어디든지 서울에 있는 당이 공천하는 걸 우리가 정당이라고 생각을 하게 됐단 말이에요.

    ◇ 김유석> 그렇게 흘러가고 있죠.
     
    ◆ 박원호> 사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정당을 다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예로 들면 미국에는 정당법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 김유석> 없습니까?  

    ◆ 박원호> 정답은 정당법이 없습니다. 아예 없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대한민국 헌법에 정당이 명문화가 돼 있어요. 예를 들면 정당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해산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도 명시가 되어 있고, 굉장히 법적인 실체라고 할까요? 정당은 어떻게 보면 국가의 연장선 같은 그런 개념을 가지고 있는데, 제가 아까 소개해드린 미국 같은 경우는 헌법에도 정당이란 말이 한마디도 나오질 않아요. 이건 왜 그런가 하면 그냥 일반적인 좀 특수한 시민단체라고 해야할까요? 그냥 같은 정치적인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깃발 꽂고 '이제 우리 정당이다' 이러면 정당이 되는 거예요.  

    ◇ 김유석> 그렇습니까?

    ◆ 박원호> 결사의 자유와도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같은 정치적인 의견을 가지는 사람들이 어떤 정치적인 결사체를 만들고 후보를 공천하고 선거 운동을 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정치적인 시민권의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만이 정당이다'라고 하는 정당에 대한 정답이 없는 거죠. 그게 좀 미국적인 생각인 거죠. 물론 엄격하게 법정주의 채택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도 굉장히 많습니다만 우리나라는 미국적인 모델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거죠.
    그래서 '기성 정당하고 비교해서 지역 정당은 뭐가 다른가요' 이걸 미국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정당은 다 똑같아' 이게 거대 민주당이건 거대 공화당이건 아니면 미국에도 공산당이 있어요. 그리고 지역에도 공산당이 있고. 아무도 관심이 없는 오른손잡이 정당 이런 것도 당연히 만들 수 있고. 이걸 지역의 문제라는 관점에서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이를테면 순천의 생태를 걱정하는 정당 같은 것도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굉장히 지역적인 고민이고 여기에서 사람들이 조직을 만들고 시의회에 진출을 해서 지역 문제들을 해결하는 모델은 어떻게 보면 서울까지 갔다 올 필요가 없잖아요.

    동양인 지우는 '화이트워시'…지방 의제도 '수도권워시'

    ◇ 김유석> 그렇네요. 지방 소멸 문제와도 연결을 시키셨어요.  

    ◆ 박원호> 선거를 치르면 이슈라든지 의제라든지 현안이라든지 이런 말을 많이 쓰잖아요. 결국 지역의 모든 문제들이 중앙당 중심의 한국정치 구조에서 내지는 양당 대립적인, 적대적인 공존의 구조에서는 모든 의제들이 중앙 정치를 한번 거치지 않으면 주요 의제로 다루어지지도 않아요. 이런 의제들은 항상 잠재적으로 있는데, 정치의 역할은 중요한 의제들을 찾아내고 발굴하고 그것들을 테이블로 올리고 나중에는 법안으로 만들고 정책으로 만드는 과정이 사실 정치 과정이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이런 모든 의제들이 빨간당과 파란당 양당을 거치지 않으면은 정치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화이트워시라는 말, 혹시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어요.  

    ◇ 김유석> 화이트워시?  

    ◆ 박원호>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들잖아요. 원작 주인공이 동양인이에요. 나중에 이게 영화화되고 난 다음에 보면 주인공이 백인 배우가 주연을 맡고 있는 걸 보게 되잖아요. 이런 걸 할리우드에서 화이트워시라고 하거든요. 동양적인 문화, 동양적인 개념, 동양적인 문제의식들이 결국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건 거대 자본이니까 할리우드에서 만들 때는 자기들 시각에서 영화를 만드는 거죠. 그런 걸 굉장히 비판적으로 화이트워시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지방의제가 수도권워시가 되는 측면이 있는 거 같아요.  

    ◇ 김유석> 지역 이슈가 수도권에 묻혀버리는 수도권워시…  

    ◆ 박원호> 정치 의제들이 서울 중심으로 항상 진행이 되거든요. 예컨대 청년 문제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청년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게 지방 청년 문제가 아닌가. 그다음에 저출산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게 지방의 저출산 문제이고 여성 이민자 문제를 이야기한다면 그게 사실 가장 중첩되고 심각한 곳은 지방과 농어촌이거든요.
    그런데 정치 담론이 진행되는 걸 보면 항상 서울워시, 수도권워시가 돼서 서울 사람이 주인공인 청년 문제, 서울 사람이 주인공인 여성 문제, 저출산 문제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 거예요. 서울 입장에서의 문제들 특히 지방 소멸 이야기도 저출산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던데 그렇게 서울 입장에서 해결을 해서는 되지 않고, 지방의 입장에서 지역이 주체적으로 해결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그리고 이건 결국 지역 정당이 역할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유석> 필요성은 알겠는데 지역정당이 현행법상 창당부터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예산도 중앙부처 심의를 거쳐야 집행이 가능하잖아요.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호> 양당이 기득권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 사람들이 나서서 개정하자 이렇게 할지는 모르겠어요. 하지 않을 거 같아요. 쉽지 않은 일인데 가능한 방식을 예로 들자면, 우리는 중앙 선거, 국회의원 선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고 기초의회만이라도 지방 정당이 공천하고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떻겠느냐 뭐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고, 여러 지역 정당들이 느슨한 연합의 형태로 5개 이상의 지역에서 모으면 등록할 요건은 되는 거잖아요. 지금 기득권 양당의 방어막이라고 할까 그것들을 돌파하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지역정당, 정치신인 등 새로운 생태계 만들어

    ◇ 김유석> 아이러니하게도 지방 도시라고 지역 정당을 모두 찬성하지는 않는 거 같아요. 지역에 따라 입장도 나뉠 것 같은데요.

    ◆ 박원호> 지역 정당에 대한 반대 이야기 중 가장 심각한 비판은, 지역 정당을 만들면 지역토호, 지역의 유력가들, 자산가들이 정치적인 발판으로 삼게 되지 않겠냐는 관점이 있는 거 같아요.  

    ◇ 김유석>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아요.  

    ◆ 박원호> 그런데 뒤집어서 보시면 우리 한국의 정치 생태계라고 해야 될까, 정치 자원이 굉장히 정체돼 있고, 정치 신인이라든지 새로운 정치적인 아이디어라고 하는 게 지금 다 막혀 있는 거 같아요. 중앙당을 거치지 않으면 정치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 토호면 뭐 어떻습니까? 그렇게 또 정치를 시작하실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역 정당을 열게 되면 지역에서 정치 신인들이 뭔가를 새롭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장이 열릴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플러스 마이너스를 계산하면 빨간당 파란당이 독점하는 이 구조보다는 그게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 김유석> 전국적으로 지역 정당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있다고요?

    ◆ 박원호> 저는 사실 그냥 연구자고요. 어떻게 하다가 지역정당 운동을 하시는 분들을 옆에서 같이 학술적인 관심도 있고 저도 지방 출신인데 서울에 지금 일자리를 가지게 됐습니다. 지방 발전에 대해 관심이 좀 많고, 옆에서 지켜보고 말씀드릴 게 있으면 하기도 하는데 지금 헌법 소원부터 걸려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아요. 정당법 개정, 선거법 개정부터 지역의 시민 사회와 연계된 형태의 지역 정당 운동 같은 것들도 사고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고, 말이 좀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역 정당 운동을 전국화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 고민들도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 김유석> 전국화를, 역설적이게도  

    ◆ 박원호> 역설적입니다. 그런데 저는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지난 60년 동안에 우리 정당 시스템 자체가 새로운 활력을 어디서 찾을 거냐, 그중 하나의 대답은 지역 정당하고 관련된 것이어서 관심 좀 많이 가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 김유석> 지역 정당에 관한 많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박원호> 네 감사합니다.  

    ◇ 김유석> 지금까지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박원호 교수와 얘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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