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령별 독감, 코로나19 발생 추이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실외마스크 착용의무가 26일 해제된 가운데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동절기로 예상되는 코로나19 재유행이 지난 후 실내마스크를 푸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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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실내마스크는 저희 자문위원회가 2차례 꽤 긴 시간을 할애해 논의를 했는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은 각 위원들이 생각하는 과학적인 근거를 다 제시하면서 의견을 개진하도록 서면 제출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7차 유행에 대비해 실내마스크를 과감하게 푸는 것은 개인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라며
"해제를 단계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임팩트가 크든 아니면 가볍게 지나가든 간에 유행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나면 일시에 다같이 벗는 것이 혼선이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미크론 하위변이, BA.5가 주도한 6차유행은 지난달 중순 정점에 이른 뒤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시점 상 면역도가 떨어지는 11월 말경 재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년간 소강상태였던 인플루엔자(계절독감)와의 동시유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 단장은 지침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되는 강제력이 없어졌는데도 여전히 대다수가 바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상황도 짚었다. 그는 "이 문화를 어떻게 해석해야 되겠나"라며
"지금 시기에는 실내 마스크를 벗자고 해도, 아마 저부터도 잘 안 벗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국민적인 수용성, 인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며 "7차 유행에 대해 (시기와 규모를) 가늠은 못하지만 언제나 이런 재난에 대한 대비는 약간 과잉하다 싶을 정도로 하는 것이 미비한 대응보다는 결과적으로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6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마스크를 벗고 걷고 있다. 연합뉴스언어발달과 사회성 함양 측면에서 '영유아부터 먼저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제가 보기에 언어발달은 대학생 때까지 계속된다. 그럼 중·고등학생의 언어 발달은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영유아와 청소년·성인 등 연령대를 구분해 탈(脫)마스크 시점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는 취지다.
우리와 가까운 주변국의 사례도 언급했다. 일본은 마스크가 의무화된 적이 없음에도 실내·외를 불문하고 국민 90% 이상이 마스크를 쓰고 있고, 중국은 실외에서도 밀접한 장소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로 하고 있다.
정 단장은 "우리와 가장 교역이 많고 왕래가 많은 중국·일본에서 우리와 비슷하거나 더 강한 조치를 하고 있는데, 우리만 (실내마스크를) 해제하는 것이 나중에 코로나가 끝나고 교역이 재개됐을 때 큰 의미가 있겠나, 란 생각도 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말이나 내년 초쯤으로 예상되는 7차 유행의 시기는 현재 국민들이 갖추고 있는 면역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두 번째 '부스터샷(추가접종)'과 이번 재유행의 감염규모를 합산해 7차 유행의 영향권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면역인구도 추정했다. 통상 4~5개월이 경과하면 항체가가 떨어지는 점을 감안했을 때
올 7월 이후 백신 4차접종을 받은 대상자(300만 명), 같은 기간 확진 판정을 받은 620만 명, 최근 항체양성률 조사를 통해 드러난 미진단 감염자(310만 명) 등이다.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정 단장은 "항체조사에서 보셨듯이 620만 명의 절반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아마도 (진단검사로) 확진을 안 받고 넘어갔을 것"이라며 "38%가 확진자이고, 그 중에 절반인 19%p가 '숨은 감염자'였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이 57%로 확진자 누적 발생률(38%)보다 19%p 높았던 사실을 인용한 것이다.
또한 "그렇게 계산을 하면 (6차 유행 시) 930만 명이 면역력을 가졌을 것이고, 적어도 그분들은 금년 내로는 감염되지 않을 것"이라며 "7차 유행을 선도하거나 7차유행 때 확진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도합 약 1200만 명이 7차 유행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리란 게 정 단장의 분석이다. 여기에 내달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는 2가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수백 만 명이 더 대응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이같은 낙관론은 아직 '추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 단장은 "지난 3월 정점을 기록한 5차 유행 때 1600만 명이 앓았고, 숨은 감염자가 절반이라 생각하면 한 2300만 명 정도가 당시 병을 앓고 면역을 가졌다고 추정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4개월 후인 7월부터 다시 6차 유행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몇 달 전에 많은 사람이 앓았다고 해서 그 다음 유행이 없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라며 "과거에 감염자가 많았기 때문에 7차 유행이 안 올 것이라든지 또 오더라도 매우 약하게 올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조금 약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 봄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2400만 명이 앓았지만 불과 4개월 후 6차 유행이 왔고, 그 유행으로 인해 620만 명이 감염됐다는 사실을 보면 역시 7차 유행에 대해 (철저히) 준비를 해야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