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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양산하는 재벌 대기업…노동자 30%가 간접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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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양산하는 재벌 대기업…노동자 30%가 간접고용

    1만 명 이상 대기업 중 비정규직 비율 80% 넘는 곳도 수두룩
    인력파견 용역업체, 공시대상 기업 가운데 제조업 이어 사업체 수·노동자 수 모두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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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형태 공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재벌기업이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주범이라는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28일 내놓은 '대기업 비정규직 규모 - 고용형태 공시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형태 공시제 대상 기업이 2014년 3월 2942개소에서 2022년 3월 3687개소로 745개소 증가한 동안, 이들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같은 기간 436만 명에서 523만 명으로 87만 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정규직은 2014년 274만 명에서 2022년 315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한 반면 비정규직은 부침을 보였다.

    비정규직은 2014년 162만 명에서 2018년 194만 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9년 187만 명으로 감소한 이후 2020~21년에는 189~192만 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올해 들어 208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직접·간접 고용 여부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난 현상이었다.

    우선 기간제 등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2014년 75만 명에서 2018년 103만 명으로 증가했다. 2019년에는 99만 명으로 감소해 2020~21년에는 101~102만 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올해 115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 역시 2014년 87만 명에서 2016년 93만 명으로 증가하다 2017~21년에는 86~91만 명 수준을 오르내렸고, 2022년에는 94만 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비율 역시 2014년 37.3%에서 2017년 40.3%까지 계속 증가하다가, 2018년 39.8%에서 2021년 37.9%까지 계속 감소했다. 그러나 2022년에는 39.8%로 한 해 만에 1.9%p 증가했다.

    한편 전체 공시 대상 3687개 기업 중 비정규직을 한 명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기업은 158개(4.3%)고, 10% 미만 사용하는 기업이 961개(26.1%)였다.

    다만 비정규직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158개 기업 중 48개 기업은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으로 대부분 인력파견 용역업체여서, 사실상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제공하는 업체들로 추정된다.

    반면 100% 비정규직만 사용하는 기업이 33개(0.9%)나 됐고, 90% 이상 사용하는 기업이 374개(10.1%)에 달했다. 또 비정규직 비율이 50% 이상인 곳은 1041개(28.2%)였다.

    기업 규모로 살펴보면, 300인 이상 중에서는 기업 규모가 클수록 비정규직 노동자 비중이 높았다.

    '300인 이상 500인 미만' 기업의 비정규직 고용 비율은 27.1%인데,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비중이 차츰 높아져서 '1만인 이상' 거대기업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수준 43.3%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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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직접고용 비정규직 비율은 기업규모가 클수록 낮아서 300인 이상 5천인 미만 기업까지는 직접고용이, 5천인 이상은 간접고용 비중이 더 높았다.

    심지어 1만 명 이상 거대 기업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80%를 넘은 곳도 있었다.

    한화건설(88.1%), 디엘이앤씨(85.5%), 현대건설(84.8%), 삼성물산(84.2%), 우건설(83.4%), 현대엔지니어링(82.7%), 롯데건설(82.5%), 포스코건설(81.6%) 등 건설 8개사와 한국맥도날드(86.0%), 스타벅스커피코리아(82.3%) 등 외식 2개사, 한진(89.3%), 맥서브(99.0%), 대한노인회(89.5%)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특히 이른바 '재벌'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76개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 중 고용형태 공시제에 포함된 기업은 582곳이었는데, 이들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221만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89만명으로 40.4%에 달했다.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65만 명으로 이들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중 29.3%에 달했다. 76개 대기업 집단에 속하지 않는 기업 3105개의 경우 간접고용 비정규직 비율이 9.5%(29만 명)인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더 나아가 10대 재벌의 경우 비정규직 비중은 38.0%(52만 명)로 비교적 낮았지만,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30.3%(41만 명)으로 비교적 높았다.

    10대 재벌 비정규직 비율은 GS(64.0%)가 가장 높고, 포스코(61.0%), 현대중공업(59.2%), 롯데(53.2%), 농협(42.6%), 한화(40.9%), 삼성(36.7%), 현대자동차(34.6%), SK(25.0%), LG(23.7%) 순이었다.

    산업별로 보면 비정규직이 얼마나 우리 산업에 널리 퍼졌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고용형태 공시제 대상 기업 가운데 인력파견 용역사업체가 대다수인 사업시설관리서비스업이 업체 수(616개, 16.7%)와 고용한 노동자 수(69만 명, 13.2%) 모두 제조업에 이은 2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비정규직 비율은 건설업(79.3%),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70.1%), 부동산업(63.2%), 숙박음식점업(61.3%), 사업시설관리및사업지원서비스업(53.3%), 교육서비스업(47.0%)이 높았다.

    직접고용 비정규직 비율은 부동산업(51.8%), 사업시설사업지원서비스업(45.5%), 숙박음식점업(44.4%), 교육서비스업(38.2%)이 높고, 간접고용 비정규직 비율은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58.8%), 건설업(47.3%)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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